새해의 결심을 위해서 만세!

창작공동체 이도의 날개 대표이사 | 입력 : 2019/01/16 [14:34]

▲     © 데일리충청

누구나 새해 결심을 세운다. 어쩌면 운동을 하고 살을 빼고 저축하고 술을 줄이겠다는 결심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가난한 사람들을 돕고 멋진 시 한 편을 쓰겠노라고 결심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 결심은 얼마나 잘 지켜질까? 알다시피 그 결심은 대부분이 지켜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실천하기 힘든 것들만 목표로 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일이 바빠서 TV를 볼 시간이 없는 이상 TV를 더 많이 시청하겠다고 계획을 세우는 것과 같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새해라고 하는 특별한 사건에 의존하여 생활 습관을 바꾸는 과제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패확률이 대단히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왜 계획을 실천하지 않는 것일까? 사실 이 질문은 소크라테스 이후로 많은 철학자들을 괴롭혔다. 플라톤의 대화편 중 하나인〈프로타고라스(Protagoras)〉에서 소크라테스는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나쁜 것을 선택하는 것은 잘못이다. 사람들은 좋은 것이 라고 생각하는 것만 선택한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무엇이 가장 좋은 것인지 알려줄 수 있다면 사람들은 당연히 그것을 선택할 것 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원칙이다.

 

우리는 달달한 케이크를 한 조각 더 먹는 것이 몸에 나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좀처럼 멈추지 못한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의 주장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경험과 더 잘 부합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들이 무엇이 좋은지 잘 알고 있지만 순간적으로 감정이나 욕망에 압도당하게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신년 계획은 92%가 넘게 실패한다는 보고서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지식의 결핍이 아니라 내면의 본능적인 측면이 우리의 이성적인 측면을 지배하는 데 있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연구 결과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이들 연구 결과는 인간의 행동에서 많은 부분이 신속하고 본능적이며 감정에 따른 반응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성적 사고를 통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감성적 본능이 이성적 사고를 종종 압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결심이 성공으로 가기 위해선 옳은 일을 옳은 방식으로 적절한 시간에 하면 된다는 생각과 충분한 간절함이 뒤를 받혀주어야 한다.

허트포드셔대학교 심리학 교수 리처드 와이즈먼(Richard Wiseman)은 새해 결심을 세웠던 5,000명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열 명 중 한 명만이 결심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와이즈먼은 저서‘59초(59 Seconds)’에서 결심을 성공적으로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 목표를 여러 개의 작은 단계로 구분한다.

·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의 결심을 이야기해서 격려를 얻고, 실패했을 때 자신이 치러야 할 대 가를 높인다.

.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게 되는 이익을 자주 떠올린다.

. 목표를 향한 세부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보상을 준다.

.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일기를 쓰거나 냉장고에 진도표를 붙여 둔다.

 

와이즈먼이 제시하는 방법은 평범해 보이지만 계획을 실행에 옮길 때 자기 통제력을 높이는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일단 한 번 성공을 거두면 결심은 습관이 되고, 그 이후로는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변화된 행동 방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변화의 진정한 가치는 그 변화가 오래 지속될 때 드러난다. 그러므로 거창한 생각보다 오늘 한 개, 내일 한 개, 일 년 365개, 10년 3,650개의 실천이 쌓이면 타인이 따라오기 어려운 경지에 들게 된다. 그런데 누적의 힘이 지닌 가치는 위의 단순한 합산처럼 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부터 복리 이자를 붙여주기 시작하는 데 있다. 그래서 10년 공부 도로아미타불이란 말은 거짓말이다. 따라서 ‘가다가 중지 곧 하면 아니 간만 못하리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삼십 배, 육십 배, 백배란 말씀이 갖는 의미는 여기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이성보다 직관보다 더 강력한 것은 습관이다.

성경에도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수녀님이신 이해인 시인의 시로 마무리 한다.

 

새해에는 이런 사람이


이해인

평범하지만
가슴엔 별을 지닌 따뜻함으로
어려움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신뢰와 용기로써 나아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월의 보름달만큼만 환하고
둥근마음 나날이 새로 지어 먹으며
밝고 맑게 살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너무 튀지 않는 빛깔로
누구에게나 친구로 다가서는 이웃
그러면서도 말보다는
행동이 뜨거운 진실로 앞서는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오랜 기다림과 아픔의 열매인
마음의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화해와 용서를 먼저 실천하는
평화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날이 그날 같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새롭게 이어지는 고마움이 기도가 되고
작은 것에서도 의미를 찾아 지루함을 모르는
기쁨의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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