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는 자와 쫓기는 자 -1

[칼럼=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 기사입력 2014/05/30 [17:01]

쫓는 자와 쫓기는 자 -1

[칼럼=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 입력 : 2014/05/3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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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은 쫓기는 자? 검경은 쫓는 자? 과연 그럴까? 보여 지는 모습은 그럴 수 있지만, 심정적으로는 오히려 반대라는 생각이다. 어떤 의미로든 쌍방의 마음이 불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병언 입장에서는 올 것이 온 상황이고, 검경은 사활을 건 일생일대의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언제 든 한 번을 올 것이라는 기약 없는 죽음을 담보로 한 위기에 대해 어쩌면 수십 년 철저하게 조직적으로 준비해 온 유병언과 너무나 인간적이고 보편적이고 어쩌면 양심을 믿고 있는 순진한 검경과의 사투인 것이다. 이 게임은 검경이 이미 반은 지고 시작한 게임이다. 우리말에 ‘열사람이 한 도둑 못 잡는다.’는 말이 있다. 더구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모든 환경적, 인력적, 전문적, 정신적으로 무장된 목숨을 건 사람들을 상대로 한 이번 사투는 더더욱 난항이 예견된 게임인 것이다.

소위 말하는 사이비 종교의 지도자는 신앙심이 없는 사람이다. 그들은 신앙인이 아니며 교주도 그 무엇도 아니며 그들은 절대로 신을 믿지 않는다. 우리가 간혹 종교 지도자들을 비하하며 ‘예수장사꾼’라는 말을 하는데 그들은 스스로가 신이라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그들에게는 그 어떤 영생(永生)불멸(不滅)한 신의 존재는 없다. 만약에 이러한 반종교 지도자들이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숭배하고, 신에 대한 숭고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면 사이비 교단 자체를 만들지 못하며, 반종교적 행태를 자행하려는 발상조차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이 지구상에는 수많은 종교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자신이 정말로 종교에서 말하는 진리(眞理)를 지키며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기존의 종교들에서 그 진리를 찾으려고 애를 쓸 것이며 자신을 수양하는 일에 최선을 다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종교를 두고 또 다른 형태의 종교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옳지 않음’의 시발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이비종교에 가담하는 사람도 이미 자신이 믿으려고 하는 그 종교가 사이비 종교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알고도 그러한 종교를 선택하는 이유가 뭘까? 나는 그 이유를 ‘개인의 욕심’에서 찾는다. 좀 더 사실적으로 표현하자면 ‘현실회피’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를 선택하는 이유를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본다면. 첫 번째 부류는 ‘강남 파’로 별 생각 없이 친구 따라 강남 간 경우다. 친구가 가자고 하니까 감언이설에 속아 놀이삼아, 구경삼아 별 생각 없이 따라간 경우다. 이런 사람들은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는 ‘개척자 형’으로 나름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해서 기존의 종교를 반박하는 반항심에서 자신이 새로운 종교의 개척자인양 타 종교에서 이루지 못한 그 무엇을 반드시 이루어 내리라는 심정으로 그야말로 그 종교를 맹신하고 타인을 교화시키려고까지 하는 소위 광신자다. 세 번째 부류는 ‘기업가 형’으로 종교를 빌미로 현실에서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경우다. 이런 사람들은 그 종교 집단의 일원으로 소속됨으로서 사회적으로 패배자인 자신의 약점도 보완하고, 성취된 연대감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이기도 챙기고자 하는 지극히 계산적으로 접근한 경우다.

사실 우리가 어쩌면 기득권의 위치에 있는 기존의 종교집단 입장에서 임의적으로 기준을 정해놓고 ‘정통’이니 ‘사이비’니 하는 것들로 구분 짓는 것 자체가 오류일 수 있다. 이런 것들을 구분 짓는 정말 중요한 본질은 그러한 종교적 행위-그것이 정통이든, 사이비든-를 통해서 힘들고 어려운 세상살이에서 심적으로 도움을 받고 살아갈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종교의 역할은 이미 충분하다. 그런데 그런 종교적 행위가 관계를 단절시키고 다수의 보편적 인식을 거스르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사이비가 된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성 있는 판단 기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칼럼=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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