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정치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4/01/15 [10:57]

혼돈의 정치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4/01/15 [10:57]

▲     ©충청의오늘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뜨겁다. 각종 모임마다 예비후보들이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고속버스 터미널 등지에서도 마치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것처럼 얼굴 알리기에 나선 예비후보들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카카오톡 단톡방 등 SNS에서도 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한 다양한 알림 홍보물이 도배하고 있다. 지역 언론들도 후보들을 특집으로 소개하며 얼마 남지 않은 4월 총선 분위기를 서서히 띄우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성시를 이루는 출판기념회도 여전하다.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인물은 물론 생소한 신진 세력들이 대거 포진하며 뜨거운 경합을 벌이고 있다. 한 지역구에서 공천받을 후보는 한 명인데 너도나도 내가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대거 포진하고 있다. 유력인사와 찍은 사진을 알리며 마치 자신이 측근 인물인 양 과대 포장하는 모습도 보인다. 분명한 것은 한 개 지역구에서 한 명씩이 선출되어 국회로 입성할 것이다. 유권자의 선택은 심판이 될 수도 있고 새로운 기대의 인물이 될 수도 있다. 군웅할거시대를 방불케 하는 예비후보들의 등장에 유권자들은 다소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분명한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을 위하는 충심과 청렴함, 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국민 고통의 산물인 표리부동한 구시대적 정치는 이번 총선에서 종식되어야 한다는 점은 국민 공감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다.

 

여야의 격돌이 예상되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한민국 정가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신당 창당의 열기가 뜨겁다. 이합집산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당발 탈당과 신당 창당 선언에 이어 이제는 야당발 탈당과 신당 창당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나같이 국민을 내세우고 있다. 언제 이렇게 국민을 떠받드는 정치를 해왔는지 다소 의아하기는 하다. 양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당제 정치 시대를 표방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판을 보면 국민이 다당제를 원해서가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진영논리 공천 등 정치 셈법이 복잡해진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야당의 공천과정이 주목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거대 야당으로 21대 국회를 지배해온 야당이 내부 분란을 통하여 ‘헤쳐모여’ 정치 속으로 이합집산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3명의 국회의원이 동반 탈당했다. 이들도 창당 행보를 보인다. 자신들이 있던 정당이 사당화하고 있다는 비난을 쏟아부으며 내 갈 길 간다고 나왔다. 이들은 당에 머무른다고 해도 공천배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던 인물들이다. 이른바 비명계이기 때문이다. 공정한 공천관리를 한다고 공천조직도 가동하고 있지만 적격심사를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감동을 주지 못하고 있다. 과연 유권자들의 선택은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여당도 여당 나름대로 장관 출신이나 관료 출신들이 대거 나서고 있다. 지역에서는 생소한 인물들의 출현으로 과연 얼마나 유권자들에게 다가설지 미지수다. 여당이나 야당이나 공정하게 경선을 치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다 신당에서 어떤 인물들이 포진할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전개되고 있는 4월 총선의 정치지형도가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대한민국 정당정치의 부정적인 변천사가 여전히 작동하는 듯하다. 선거철마다 바뀌는 당명이나 신당 출현은 정치심판을 벗어나고자 하는 저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끼리끼리 공천도 마찬가지다. 21대 국회가 오류 투성으로 대의민주주의를 퇴색시켜 역사의 심판대에 올랐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오는 4월 총선은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중차대한 선거이자 민주 질서 회복을 위한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매우 큰 것도 사실이다. 불확실한 선거판이 되어 유권자에게 혼란을 주는 정치판으로는 올바른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막작전을 펴지 말고 하루빨리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유권자에 앞에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로 나뉘어 갈등의 정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조선시대 사색당파를 방불케 하는 이합집산의 붕당정치가 재현되고 있다. 끊임없는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국민마저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지역갈등은 정치에 관한 한 요지부동이다. 이런 정치가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바로 대한민국 정치 지형이다. 이런 현상은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향우회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지연과 혈연, 학연의 정치가 여전하다. 올바른 인물을 선정해 정치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말은 구호에 그친지 오래다. 훌륭한 인물도 맥을 추지 못하는 선거판은 국민 갈등과 대립의 산물이자 정치 선진화를 가로막는 풍토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국가로 발돋움할 때 정치만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난과 질책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 계파 정치와 군부 독재 시대를 거친 대한민국의 정치가 아직도 갈지자를 걸으며 혼돈의 정치를 종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인들의 탐욕과 표리부동한 행태 때문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이는 정치 불신과 혐오를 증폭시키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뿐만 아니라 광화문과 용산에서 펼쳐지는 집회를 보면 극한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이해 집단들의 목소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험악한 구호가 난무하지만 이제 이를 지켜보는 국민은 만성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혼돈의 정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총선을 앞둔 정치판도 마찬가지 양태를 보인다. 달라지지 않는 것은 모두가 국민을 위한 것인 양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22대 4월 총선은 너무나 중요한 선거다. 언제나 등장하는 부정선거 시비도 종식되어야 하고 사전투표의 불신도 없애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공명정대한 선거관리가 이뤄져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을 피울 수 있다. 국민의 축제인 선거가 부정선거 시비에 휘말린다는 것은 그만큼 허술한 관리 자세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도 은밀한 부정선거 행태가 등장할 수 있다. 선거판의 협잡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예비후보들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입신양명을 위해 나선 것인지 과연 올바른 인물인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무모하게 정당에서 부실한 검증으로 유권자 앞에 부적격 후보를 내세울 때는 단호한 심판으로 맞서야 한다. 그것이 바로 혼돈의 정치를 바로 세우고 국회를 올바르게 다시 세우는 길이다. 지금 이 시점은 여야를 막론하고 총선에 임하는 자세를 겸허하게 가다듬고 국민에게 참된 후보를 내세우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당이 바로 서야 정치가 바로 서고 국가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시정잡배와 같은 정치 행각은 멈추어야 한다. 수준이 높은 감동적인 정치 자세로 국민 앞에 다가서야 한다. 조만간 드러날 공천 탈락이나 배제자들의 이합집산으로 신당의 모습도 드러날 것이다. 올바른 가치관과 철학, 애국 애민 정신을 갖춘 진정한 인물이 절실하다. 작금의 어수선한 혼돈의 정치가 앞으로 어떻게 정리 정돈이 될지 대한민국 정치판의 새 지형도가 자못 궁금하다. 4월 총선의 승패가 여기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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