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무너져 가는 문화재들

남윤모 기자 | 기사입력 2013/11/03 [20:50]

소리 없이 무너져 가는 문화재들

남윤모 기자 | 입력 : 2013/11/03 [20:50]

▲ 남윤모 이통장연합뉴스 총괄본부장     ©하은숙 기자

우리 자긍심이며 국가의 국보1호인 숭례문 문화재 복원과 보수가 부실로 드러나자 지금까지 문화재 관리상 예견됐던 참사였다는 것이 문화재를 아끼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평이다.
지난 2005년 3월 강원도 낙산사, 2008년 2월 국보 1호 숭례문이 검은 연기와 함께 불 타 올랐다. 또한 2009년 12월 여수 향일암의 대웅전등 우리의 전통과 얼이 깃든 문화재가 줄줄이 화재로 전소됐다.

우리 문화재 특성상 목조 건물이 많은 사찰의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우리 문화재 관리의 속성이다. 이에 대한 국가의 대비책이 부실한 것도 조상의 숨결이 깃든 역사적 유물이 화마에 자주 소실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문화재 재난에 대한 관리체계도 일본이나 선진국보다 대응 매뉴얼이 완벽하다고 볼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목조 건물을 관리하는 사찰이나 개인의 조심성 있는 대응이 요구될 뿐이다.

2005년 3월 낙산사 대웅전 화재에도 문화재 관리청과 문화재를 관리하며 복원하는 쟁이 소왈 기술자들의 한심스런 대응에 사찰을 관리하는 스님들이나 소방관들이 현장에서 많은 의문점을 남발하게 만들었다.

특히, 2008년 우리나라 국보1호인 숭례문(남대문이) 불이나 타는 장면을 언론에서 TV생중계로 대목장들이 해설까지 곁들어 홀랑 태운일이 있었다.

그 당시도 숭례문 지붕 기와를 뜯어내고 소방호수를 지붕 속에 넣어 물을 뿌렸으면 완전 전소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대목장들과 문화재청은 설계도 타령과 지붕의 특성을 설명 하면서 초등 진압에실패하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들의 가슴에 대 못질을 해가며 우리의 자존심을 태워 버린 일을 기억 할 것이다.

문화재의 복원 및 관리는 일정한 자격증이 없으면 국가에서 인정을 하지 않으며 아무나 함부로 만질 수 도 없는 것이 통념상 문화재다.

일반 건축과 달리 문화재 기술자들의 인건비는 일반 건설 노무자보다 턱없이 비싸 2배내지 6배까지 심지어는 10배 까지 건설 노무자들과 인건비 차이를 보인다.

이런 비싼 인건비와 비싼자재 값 등으로 문화재는 웬만한 작은 전각 보수비도 억대는 예사로 드는 것이 현실이다.

2005년 4월 전소된 낙산사 보수는 2005년부터 2008년 까지 3년여에 걸쳐 국고 88억 원과 민간 순수비용 100억 원이 들었고 보이지 않는 비용 까지 합치면 200억 이상 들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늦장 대응과 초등 대응 미숙으로 전소된 낙산사 보수 및 복원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국보1호인 숭례문이 전소된 일에 우연의 일치로 생각하기에는 어이없는 장면이 너무나 흡사해 보는 이들의 탄식을 자아내게 했다.

훌륭하신 우리 대목장 휘하 문화재 관리 및 보수 하시는 관계자들은 낙산사의 보람찬 일터가 끝나자 다시 숭례문 복원에 매달려 약 5년간 270억 원이 들어간 일터가 만들어져 지난 4월 준공됐다.

이 보람찬 일터가 일부 건설 현장처럼 문화재 보수 관리법에 의거하지 않고 일반 건설기술로 건설됐다면 비싼 혈세를 내는 국민들 생각은 어떠할까?

안 그래도 건설 부실시공으로 국가의 신뢰도에 먹칠을 하는 일이 종종 있어 건설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편견이 있는 실정에 문화재복원 및 보수가 이보다 더한 날림으로 공사가 진행 된다면 책임 소재가 누구인가에 대해 의문이 강하게 남는다.

이번 부실로 드러난 문화재 단청에는 돌가루(안료)로 단청을 하는 것이 문화재 보수 관리법에 나온 정상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대다수 문화재 보수 및 복원 현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안료는 구입한 것으로 서류만 정리하고 작업하기 수월한 페인트를 목재에 바르는 것이 작업 정설로 돼 있다.

건설에 목재에 페인트를 바르는 무식한 공법은 쓰지 않으며 목재에 페인트가 발라지면 숭례문 부실과 같이 페인트가 벗겨지거나 일부 조각조각 떨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부실시공의 이유는 안료를 칠하려면 페인트칠보다 몇 갑절 힘들고 작업 시간이 길다는 것이 문화재 단청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런 이유로 문화재로 지정된 사찰 단청에는 유성이나 수성 페인트 깡통이 사방으로 뒹굴어 다니는 것이 통례다.

그리고 숭례문에서 지적된 기와부실에 대해 기와기술자인 와공들의 기와 쌓기 기술은 더 한심스럽다. 기와는 문화재 보수 관리법에 따르면 볏짚과 황토 그리고 소석회를 섞어 기와 밑에 반죽을 해서 집어넣고 그 위에 기와를 붙이는 것으로 돼 있지만 작업시간이 길어 이 원칙을 지키는 와공은 극소수다.

엉성하게 기와를 쌓아 놓아야 보증기간이 끝나는 1년 후 보수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비아냥거리는 준 기술자들의 비아냥거림이 귓전에 맴돈다.

우리 문화재 70% 이상은 목재 건물이 대부분인 목재 보수 상태에 대해서는 우리 고유의 기법은 고사하고 목재의 성질을 다스리지 못해 광화문 현판이 쩍 갈라져 국민들까지 덩달아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현재 숭례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단청을 비롯한 기와, 목재 트임 갈라짐, 석축 쌓기 등 전반적인 문화재 복원에 대한 부실은 현 문화재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난국에 대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 관리를 감독하고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문화재청과 문화재 관리위원, 문화재 기술자들 모두가 어울려 벌이는 국민을 속이기 위한 협잡이며 거대한 사기극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정치는 NLLㅡ성추문 ㅡ 국정원ㅡ 검찰파동ㅡ 댓글 논쟁으로 돌고 도는 물레방아 정국 형상으로 여·야와 훌륭한 우리 진보·보수 단체 지도자들의 정쟁으로 신경 쓸 틈이 없는 바쁜 와중에 우리의 정신인 문화재와 문화정신이 소리 없이 소실되거나 무너져 가고 있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무엇을 물려주려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마지막 남은 문화재 우리의 정신지주인 조상의 얼이며 우리의 정신마저 문화재 권력의 패권을 쥐고 있는 개인과 패거리들의 욕심에 끝도 없는 공사 부실로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주려는지 문화재 쟁이 들에게 묻고 싶다.

새마을정신 계승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저 중요한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문화재 기술과 문화재 관리를 빙자한 협잡꾼들의 손에 의해 훼손돼 자존심이 구겨진 국제적 망신을 국민들이 더 이상 당하지 말아야 한다.
 

 
남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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