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운전면허증은 프리패스

[칼럼=김용훈 국가개발연구원장] | 기사입력 2014/04/07 [06:02]

한국운전면허증은 프리패스

[칼럼=김용훈 국가개발연구원장] | 입력 : 2014/04/07 [06:02]
▲     © 한국in뉴스

때 아닌 한국 운전면허증이 상한가이다. 중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1년 가까이 걸리며 한국에서 들어가는 비용의 두 배 가까운 비용이 들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우리의 운전면허를 마치 쇼핑품목의 하나처럼 취득하여 돌아가고 있다.

이렇게 딴 면허증은 중국으로 돌아가서 간단한 필기시험만 보고 중국운전면허증으로 바꿀 수 있다. 기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중국에서의 운전면허 시험 대신 한국에서 운전시간 6시간과 의무교육시간 13시간의 규정만 지키면 면허시험이 가능한 시스템을 선택한 것이다. 필기시험도 중국어로 볼 수 있고 결과도 바로 나오니 언어가 달라서 얼마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운전면허증을 따는 열기를 식힐 정도는 아니다. 올해만 해도 벌써 2만 4700여명이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이는 작년과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배나 증가한 수치이다.

1년의 소요기간을 1주일도 안 되는 기간을 소요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니 중국인들에게 한국의 운전면허증은 중국운전면허증을 따는 초특급코스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불합격율도 낮아 한국의 운전면허증은 중국운전면허증을 갖는 프리패스로 작용하게 된다.
 
중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찾아 동경하던 한류문화를 직접 맛보며 쇼핑도 하고 운전면허까지 따서 돌아가는 것이 붐이 되었다. 중국에 마이카 붐이 일어나면서 빠른 시간에 운전면허를 따고자 하는 그들의 수요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우리의 운전면허증은 최근 복잡한 절차를 걷어내고 간소화, 전산화를 구축하여 학과시험, 기능시험, 도로 주행의 3단계의 시험을 하루에 다 볼 수 있고 면허증의 발급도 즉석에서 발급이 가능하여 편리성을 제고하였다. 그러나 운전면허장 내에서 도로주행까지 완료하는 시험 시스템의 단점은 운전면허시험에 합격해도 운전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사실이다. 합격면허를 받고도 운전을 하지 못해 다시 학원을 찾거나 지인을 찾아 운전강습을 받고 몇 차례 고비를 넘기는 실전을 통해서 겨우 도로에 살얼음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운전은 바로 안전과 직결되고 자동차의 사고는 치명적 피해를 남기거나 생명을 좌우하게 되므로 편리함으로 쉽게 따내는 우리의 운전면허증이 그들의 안전을 위협할까 걱정이다.

과거 우리나라의 운전면허 합격이 어려웠을 때에는 면허만 따도 초보운전딱지를 붙이고 운전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면허 따로 연수 따로로 운전면허는 면허의 취득만을 목적으로 하고 실제 주행을 위해서는 연수과정을 별도로 거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지만 남의 나라에까지 와서 면허증을 따가는 그들이 편리함을 도모하는 것은 좋지만 쉽게 따간 면허증이 문제가 되어 훗날 원망으로 돌아오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세계최고의 인구를 가진 중국이기에 자동차 운행대수도 상당할 것인데 면허만 발급받았다고 좋아라하며 덥석 차부터 몰고나가 덜컥 사고라도 당하면 면허를 땄을 때의 기쁨과 행운은 저버리고 쉽게 합격시킨 우리나라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칼럼=김용훈 국가개발연구원장]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