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개막이 던져주는 메시지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19/03/24 [11:22]

프로야구 개막이 던져주는 메시지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19/03/24 [11:22]

▲     ©한국시사저널

 드디어 프로야구가 개막됐다. 2019 KBO 프로야구 정규리그 개막 날 23일 창원NC파크, 부산 사직구장,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 구장 등이 전석 매진됐다. 2009년 개막일 역대 최다 관중 흥행 기록(9만6,800명) 수준이라고 한다. 그만큼 프로야구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제 7개월간 144경기 페넌트 레이스 대장정이 펼쳐진다. 2019시즌 프로야구 개막전 엔트리는 무려 267명이나 등록했다. 37년 역사의 변화를 보여준다. 23일 오후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를 비롯해 2019 프로야구 개막일 창원·사직·광주·잠실 등이 매진된 가운데 만원 관중은 야구의 계절이 돌아온 것을 반기며 응원가를 합창했다. 또 개막 홈런포가 작렬할 때마다 열광했다. 그동안 묵었던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통쾌한 순간들이었다. 이것이 프로야구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한국프로야구는 1982년에 시작되었으니까 올해로써 37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돌이켜 보건데 당시 창설준비는 개막 한해 전부터 시작되었다. MBC청룡(서울),롯데 자이언츠(부산), 삼성 라이온즈(대구), OB(대전), 해태 타이거즈(광주), 삼미슈퍼스타즈(인천)로 모두 6개 구단이었다. 1982년 3월 27일 동대문야구장에서 MBC청룡과 삼성라이온즈 개막전이 펼쳐졌다. 원년 우승팀은 OB베어스가 차지를 했지만 85년에 연고지를 대전에서 서울로 옮겼다. 여러 가지 변화 속에서 지금은 두산 베어스(서울), LG 트윈스(서울), 키움 히어로즈(서울), KIA 타이거즈(광주),  한화 이글스(대전), 삼성 라이온즈(대구), 롯데 자이언츠(부산), NC 다이노스(창원), SK와이번스(인천), kt wiz(수원) 등 10개 구단으로 늘어났다.


 프로야구가 갖는 매력은 단순히 승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 각본 없는 드라마와 같은 다이내믹하고 흥미진진한 경기내용에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9회 말 투 아웃에 투 스트라이크의 패색이 짙은 경기도 역전승을 거두는 극적인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 짜릿함과 통쾌함은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이른바 열광 그 자체이다. 이런 수많은 드라마를 연출하며 애로애락을 선사하는 프로야구이니 만큼 인기가 식을 리가 없다. 프로야구 원년에는 국민들의 정치적인 시선을 프로야구 쪽으로 돌리기 위해서 프로야구를 출범시켰다는 의혹의 눈초리도 보냈다. 그러나 출범의 배경이야 어땠든 지금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스포츠로 우뚝 자리매김했다. 선수들의 기량도 향상되고 베테랑 선수들의 몸값이 무려 100억 원대를 웃돌고 있으니 원년과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한국의 프로야구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있다. 한국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한다. 참으로 대단한 성과이다. 세계적인 기량을 선보인 것이다. 늘 일본에 비해 한수 아래 인 것처럼 느끼던 한국이 일본을 격파할 때의 통쾌함과 국민적인 열광은 정말 대단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우승이랄지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어찌 보면 야구한국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는 듯하다. 유소년들이나 청소년 야구도 저변 확대가 잘되어 가고 있는 것도 하나의 성과라면 성과이다. 그동안 열악한 여건 속에서 한국 야구발전을 위해 땀 흘린 선수들과 지도자 분들의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싶다.


  지난 20일과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2019 메이저리그 개막 2연전이 열렸다. 46살의 일본 선수 이치로가 2연전을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19년간 한 시대를 풍미하며 무려 3,089안타의 금자탑을 이룬 일본의 야구 영웅 이치로 선수의 '아름다운 퇴장'에 일본 열도는 물론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진심어린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위대한 선수의 퇴장이었다. 일본 도쿄돔에서 관중들이 보내는 기립박수는 노장 선수의 아름다운 은퇴에 대한 감동과 감사의 박수였다. 눈시울을 적시는 동료선수들의 모습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서기도 했다. 스즈키 이치로는 대단한 선수임에 틀림없다. 1992년 일본 프로야구 구단 오릭스에 입단한 스즈키 이치로(46)는 94년부터 7년 연속 타격왕 자리에 오르며 일본 야구의 전설로 기록됐다. 미국 진출 첫해인 2001년에는 신인상과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고, 작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1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11,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를 기록했다. 이치로만이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곧 이름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의 나라 선수이지만 참 부럽고 훌륭하다.


 프로야구 세계에서 보이는 이런 모습들은 참으로 멋지다. 우리 한국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열심히 활약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그동안 도박과 음주 등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도 많았다. 유능한 선수들이 퇴출되는 불운도 겪었다. 한국과 미국 모두 바야흐로 프로야구가 화려하게 문을 열었다. 올 시즌에 메이저 리그에 진출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고 한국프로야구도 한층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나 지도자들도 멋진 경기의 모습이 무엇인지 아름다운 퇴장이 무엇인지를 이번 프로야구시즌을 통해 교훈적으로 배우는 장이 되면 어떨까 싶다. 이것이 바로 프로야구 개막이 던져주는 또 다른 메시지이기도 하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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