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의 새봄이 갖는 의미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3/03/20 [23:58]

2023년 3월의 새봄이 갖는 의미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3/03/20 [23:58]

  © 충청의오늘


3월은 3.1절부터 시작되어 사실 독립만세운동을 기리고 애국애족을 생각해보는 달이기도 하다. 해마다 만세운동을 재현하며 일제에 항거하던 시절을 되새기는 달이다. 이런 3월에 대한민국 윤석열 정부는 새로운 행보를 시작했다. 이른바 한일정상회담이다. 12년 만에 대한민국 정상이 일본 땅을 밟았다. 그동안 수출규제를 비롯해 지소미아 협정 파기 등 파란만장한 관계로 대립적 상황이 멈추질 않았다. 강제징용해법의 뜨거운 감자를 안고 일본행을 택한 윤석열 정부의 선택을 보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택해 미래지향적인 관계설정을 하자는 의지가 보인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새로운 시대의 동반자를 표방했다. 물론 과거를 잊은 채 미래만을 생각할 수는 없다. 이른바 깨끗한 과거 청산이 되어야 한다는 대명제는 그대로 남아있다. 그렇다고 한반도 정세의 긴장도를 고려할 때 한일간의 대립각을 마냥 세우며 교류협력의 길을 차단하는 것도 바람직한 길이 아님은 분명하다. 구호나 탁상공론만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찬반양론이 분분한 가운데도 미래지향적인 내일의 공존을 위해 일본행을 택한 윤석열 정부의 고뇌 어린 결단을 무조건 폄훼하는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일 양국이 실제 국민의 왕래가 서로 가장 잦은 나라이기도 하다는 점이 이를 말한다.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새로운 변화가 새봄과 함께 찾아오고 있다.

 

3월에 들어선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접어들고 있다. 21일이 춘분이다. 봄 기운을 느끼게 하는 매화꽃의 망울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봄을 시샘하는 추위도 있었지만 그래도 봄을 향한 자연의 섭리는 거스를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자고로 춘래불사춘이라고 하면서 봄 시샘 추위를 말하기도 했다. 세상은 봄인데 마음은 봄이 아닌 것도 마찬가지 비유가 아닐듯싶다. 봄 시샘 추위에 만물도 헷갈릴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추운 겨울에만 머물 수는 없다. 이제는 봄이다. 봄은 새 생명이 다시 시작됨을 알린다. 삶의 의미도 한층 배가시켜준다. 아름다운 산하의 꿈틀거림을 느끼게 한다.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고 대자연의 변화를 마음껏 음미하는 계절의 신비를 온몸으로 느끼는 계절이 바로 봄임을 그 누가 부정할 것인가. 3월부터 이어지는 봄은 4월과 5월과 더불어 축제의 장이자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가 넘쳐난다는 점에서 모두를 설레게 한다.

 

20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지긋지긋한 마스크를 벗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해제다. 실내마스크 착용해제에 이어 두 번째지만 사실상 마스크로부터의 해방이다. 물론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적용되는 장소인 병원과 약국, 요양병원 등 감염 취약시설은 그대로 남는다. 무엇보다 버스나 지하철, 비행기 등 대중교통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 자유로운 분위기를 되찾는다. 마트나 역사 등 대형 시설 안에 있는 개방형 약국에서도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지난 1월 30일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 지 약 한 달 반 만이고 마스크 착용의무 약 2년 5개월 만의 일이다. 사실상 일상을 되찾았다. 방역 당국은 이달 중 방역 해제 로드맵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코로나의 종식 선언이 이제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마스크에 가렸던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얼굴을 마음껏 접할 수 있어 부모들의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할지는 불문가지다. 본격적인 봄을 맞아 마스크도 벗어 던지고 심호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가 환영 일색이다. 참으로 답답했던 지난 시절이다. 올 3월의 새봄은 그래서 더욱 뜻깊다.

 

이런 봄을 맞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정치는 춘래불사춘이다. 늘 대립과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주류를 이룬다. 무슨 이슈만 있으면 물어뜯고 할퀴고 난리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서 사는 사람들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반대급부가 판을 친다. 같은 것을 보고도 시각이 첨예하게 다른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툭하면 동원인력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집회와 시위가 고질화가 되고 있어 이제 싫증이 난다. 비정상이 정상인지 정상이 비정상인지 헷갈리는 나라 꼴이다. 뜬금없이 한미연합훈련을 중지하라는 피켓시위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등장하는가 하면 미사일을 쏘아 대는데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틀고 거리행진을 하는 무리가 있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노리는 인물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강제징용 해법을 놓고도 극한대립이다. 여기에서 말을 잘못하면 친일매국노로 맹공을 퍼붓는다. 마스크를 벗어 던지는 시점에서도 숨 막히는 대립과 갈등의 연속이다. 정치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지 너무 치졸한 발상과 악순환이 미세먼지나 황사현상처럼 봄을 어지럽히고 있다. 

 

누가 뭐래도 이제 새봄이다. 마스크 착용도 해제되고 이제 곧 코로나 종식도 선언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생동감이 넘치는 2023년 새봄을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 각종 축제가 이어지고 마스크를 벗어 던진 상춘객들이 곳곳에서 봄꽃의 향연을 만끽할 것이다. 이제 겨울과 같은 삭막하고 까칠한 부정과 대립의 분위기를 벗어나 자유롭고 즐겁고 긍정적인 세상의 분위기를 접해야 한다. 어둠을 벗어나 밝은 빛으로 향하는 마음으로 이번 새봄을 느끼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의 일상을 되찾고 모든 곳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생과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부정부패의 정치인들을 퇴출하고 꿈과 희망의 미래를 가꾸는 지도자를 우리는 찾아야 한다. 겨울이 지나 봄이 왔는데도 강퍅한 마음으로 겨울에만 머무는 사람은 대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자다. 그래서 새봄에 생각해보는 명심보감의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順天者興, 逆天者亡)라는 말이 가슴에 다가온다. 마스크 착용해제가 주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와 얼마 만에 느끼는 자유로움인지 알아야 한다. 이를 계기로 우리가 모두 소중한 일상을 새로운 마음으로 희망차게 맞이했으면 한다. 2023년 3월의 새봄이 갖는 의미는 그 어느 해보다 새롭고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변화를 함축하고 있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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