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과 무거운 책무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2/07/03 [07:08]

취임과 무거운 책무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2/07/03 [07:08]

  © 충청의오늘

민선 8기의 단체장들이 일제히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개원식을 앞두고 있지만 제 9대 의회의 임기도 시작됐다. 전국에는 취임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거리를 도배하고 있을 정도다. 인수위원회의 업무인수인계를 마치고 새로운 집행부도 구성이 되어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어수선한 느낌도 든다. 의회도 의장을 포함해 전반기의회를 꾸려갈 사령탑을 구성하느라 벌써부터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전국적으로 여당이 지방선거를 압승을 하여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물론 세종 등 일부지역은 야당의원들의 의석수가 더 많아 단체장의 업무추진이 녹록치 않을 전망이기는 하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정무직 인선을 둘러싸고 결격자논쟁에 휘말리며 집중포화를 맞고 있기도 하다. 이른바 논공행상의 인사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무리한 강행으로 인해 빚어지는 촌극이기도 하다. 시작부터 삐거덕거리는 자치단체의 모습을 보면서 축하와 조롱이 겹치는 양상을 보게 된다. 일부 단체장들은 취임식을 취소하고 민생현장으로 달려가는 행보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화된 모습이다.


민선 8기의 지방자치는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의 전환기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자치경찰제도 시행 1년을 맞고 있다. 지방분권 시대의 표석이다. 모든 면에서 지방자치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권한이 커진 만큼 책임이 막중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광역단체이건 기초단체이건 앞으로 많은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이른바 캠프인사들의 논공행상으로 내홍이 심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산하단체에도 캠프인사들이 낙하산으로 줄줄이 내려갈 것은 뻔하다. 물론 권력이 교체되면 당연히 이른바 물갈이는 뒤따르게 된다. 문제는 함량미달인 인물들이 등장하여 공직사회의 분위기를 싹 바꾸어 버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공직자들은 선출직의 전횡으로 힘겨운 4년을 보내게 된다. 선거에서 알게 모르게 뒷돈을 대준 사람들이 요직을 차지하는 논공행상을 보면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단체장들이 있다는 사실에 축하보다는 우려를 금치 못하다는 것이 관련 지방자치단체 주변의 분위기이기도 하다. 교만과 자만으로 인사권을 조자룡 헌칼 쓰듯이 마구잡이로 쓰게 된다면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선 8기의 공직인사가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민선 8기의 단체장들에게는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코로나19 사태뿐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민생경제가 말이 아니다.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심각하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민생을 제 1차적으로 챙겨야 하는 책무가 주어져 있다. 취임식을 갖고 입성한 것에 도취되어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품격을 잃고 주판알을 튕기는 이중성을 보인다면 그 결말은 비극일 뿐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민생현장을 챙기며 발로 뛰는 단체장들이 되어야 한다. 주민위에 군림하는 단체장이 아니라 주민들을 섬기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 분열과 반목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라 화합과 상생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네편 내편’을 따지며 인사태풍이 몰아닥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역력하다. 4년마다 겪는 일이기는 하지만 공직자들을 정치의 희생양으로 삼는 못된 관행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늘 이런 것에서부터 잡음이 생기게 된다. 초심을 잃는 선출직 단체장은 4년 이후 분명 심판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취임은 곧 심판대에 오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일거수일투족이 초점이 되어 자칫하면 패가망신을 당하는 자리가 권좌이기도 하다. 지나온 역사가 극명하게 말하고 있다.


의회도 마찬가지다. 집행부와 결탁하여 이권에 개입하고 이상한 셈법에만 몰입한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로 주민들의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벌써부터 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둘러싸고 내홍이 심각하다. 개원을 앞두고 물밑작업이 한창인 모양이다. 감투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의회가 집행부를 견제하고 바른 길을 걷지 않으면 지방자치는 발전할 수 없다. 과거의 그릇된 의회행태는 과감히 탈피하고 수의 논리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논리로 일을 해야 한다. 많은 인물들이 교체되어 새롭게 업무를 터득해야 하는 곳이 많다고 한다. 부지런히 배우고 익혀 민생사각지대가 없도록 구석구석을 챙겨야 한다. 이른바 25시를 뛰는 의원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선거기간 내내 자신들이 일꾼임을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공약집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내가 무엇을 해야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무보수 명예직과 같은 봉사정신으로 의정에 임해야 한다. 의정활동기간에 뒷돈을 챙기는 자리라는 의식을 갖고 흑심을 품는다면 비극적인 결말만 기다리게 될 것이다. 부정부패를 멀리하고 청렴한 의정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 시대적 소명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체장이건 기초의원, 광역의원이건 모두가 막대한 예산을 갖고 지방자치의 권한을 행사하게 된다. 지금 각자의 권한 속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을 무엇보다 초토화된 민생경제를 잘 추스르는 길이다. 소외계층이나 약자들을 챙기고 민생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길이 시급한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취임의 기쁨에만 마냥 젖어 있어서는 안 된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허송세월을 보낸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성상납이니 뭐니 해서 민생을 제치고 허구한 날 내부 싸움질에 콧잔등 아물 날 없는 여당의 추한 모습이 바로 이런 반면교사의 표본이다. 국민을 위한 진정성이 없고 추태만 보이고 있으니 정치나 정당이 제대로 발전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청렴과 도덕성, 윤리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덕목이다. 양두구육과 구밀복검, 표리부동한 정치인들은 이제 퇴출되어야 한다. 국민정신건강에도 바람직하지 않다. 이름자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주어진다. 국민들로부터 주민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그런 인물들이 나서서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진정한 모습을 모두가 갈망하고 있다.


지금 나라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지방자치의 본질을 분명히 깨닫고 부패한 지방권력이 되지 않도록 깨끗한 마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모든 것은 청렴한 것으로부터 출발을 한다. 임기동안에 뒷돈 챙기겠다는 단체장이나 의원들이 있다면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야 한다. 취임과 동시에 무거운 책무가 모두에게 주어졌음을 직시하고 겸손하고 청렴하며 공직윤리를 바로 알고 청렴한 지방자치를 이끌어야 한다. 경거망동은 금물이다. 이 기본만을 지켜 나간다면 멋진 단체장이나 의원으로 주민들의 추앙을 받게 될 것이다. 새로운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크다는 사실을 깊이 명심해야 한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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