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0/09/07 [08:47]

▲     ©한국시사저널

  올해 2020년은 참으로 특이한 해가 되고 있다. 중국 우한으로부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으면서 혼돈이 시작된다. 영화 속에서 보던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금 백신이다 치료제다 해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영국, 곳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내놓으려고 안간 힘을 다하고 있다. 성급한 러시아는 임상 3상도 건너뛰고 백신이라고 내놓고 있지만 전 세계가 바라보는 눈길을 불신으로 차갑기만 하다. 미덥지 못하다는 의미이다. 미국에서 획기적인 백신 개발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아직 어디까지인지는 몰라도 반가운 소식임이 틀림이 없다. 우리나라도 연내에 혈장치료제를 내놓을 것이라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개발들은 특단의 조치들이 수반되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자 하는 인류 공동의 노력의 일환이다. 한마디로 21세기 인류를 구원하는 엄청난 일이다. 백신이 나오기 전부터 확보전이 뜨거운 모양이다. 개발국은 자국민들을 우선하고 나머지는 나중 순위에 놓고 있다. 우리나라가 백신과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해 내놓을 경우를 생각하면 이는 우리나라의 위상을 달리하는 획기적인 개가로 기록될 것이다. 현재의 추이를 보면 가능하리라는 기대감이 매우 크다. 이는 정보망이 막강한 주식시장에도 이미 그 내용이 반영되고 있다는 데서도 엿볼 수 있다. 일련의 과정이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무력감과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몸부림과 위대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다음으로 살펴보면 최장기간의 여름장마이다. 무려 54일이란 장마기간으로 2013년 49일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집중호우에 피해가 극심했다. 전국에서 물난리를 겪었다. 농경지가 침수되고 제방이 무너지고 도시가 물바다로 변했다. 재산피해, 인명피해도 컸다. 여기에다 태풍도 지나갔다. 숨 돌릴 겨를도 없이 자연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가을에는 어떨는지 걱정이 앞서는 요즘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을 주요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이 중국은 그야말로 홍수로 6,400여만 명의 수재민이 발생하고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었다. 무려 석 달 이상이나 비가 내렸으니 한마디로 아비규환이 따로 없다. 마치 자연이 징벌을 내리듯이 비를 쏟아 부었다. 샨사댐이 금방이라고 무너져 내릴 것 같이 난리가 아니었다. 그동안에도 충칭을 비롯해 우한시 등 주요도시들이 물바다를 이뤘다. 샨사댐의 방류로 하류 곳곳이 침수되어 그 피해 규모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초토화되어 버렸다. 무려 24개성이 침수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세기에 이런 황당한 홍수사태는 접하지도 못했지 않나 싶다. 가장 극심한 피해가 중국이니 앞으로 식량부족 사태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도 역시 홍수피해를 비켜가질 못했다. 일본 큐슈지역에 50년 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었다. 무너져 내리고 침수되고 역시 물바다를 이뤘다. 136만 명에게 대피령까지 내려질 정도였다. 8호 태풍 바비로 인해 중국 칭다오시 등지와 북한에도 많은 피해를 냈다. 예외가 없을 정도로 한·중·일 3국이 자연으로부터 난타를 당했다. 마치 그동안 잘못에 대해 징벌을 내리는 듯 했다.


 중국홍수를 바라는 보는 느낌은 한마디로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비가 내리고 홍수가 난다해도 이처럼 잔인할 정도로 엄청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는가 하는 마음 때문이다. 난리 통에도 어미개가 물로 뛰어들어 자신의 새끼들을 구출하는 장면은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홍수가 나서 물이 넘치는 강에서 고기를 잡는 장면은 이들이 수재민들인지 관광객들인지 알다가도 모를 정도여서 이 상황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그런데도 중국의 지도자들은 수해현장에 얼굴만 한번 살짝 내밀고 ‘니들이 알아서 잘 해’ 하는 식으로 대처하는 장면도 좀 감동적인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정치인들이 수해현장에 달려가서 위로하고 돕는다고 액션들을 취했지만 그다지 큰 공감을 얻지는 못했다. 지금도 농가들은 시름에 젖어있다. 다행히 8호 태풍바비는 큰 피해 없이 넘겼지만 수해복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침수되었던 농작물들은 그야말로 다 망치고 말았다. 수해피해자들의 신고상황이 해당 관청에 접수되었지만 과연 어디까지 손길이 미칠지도 미지수이다. 수재민들이나 피해농민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모두의 의지가 필요하지만 벌써 잊혀 가고 있다. 폭우도 지나가고 태풍도 지나갔지만 상처만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이다. 참으로 자연은 인정사정없는 듯하다.


 사실 그동안 중국의 경우 대한민국에 피해를 주는 미세먼지의 산실이었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올해는 중국에 석 달 이상 내리는 비로 공장들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날아들 겨를이 없었다. 그만큼 미세먼지 걱정이 없이 올 봄을 보냈다. 그 대신 중국에서 날아든 우한폐렴, 이제는 코로나19라고 칭하지만 더 심각한 상황으로 대한민국을 몰아넣었다. 코로나19는 온 세상을 마스크 천국으로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 19 사태이후에도 문호가 개방된 대한민국에는 감염자들마저 버젓이 입국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코로나19 사태가 쉽게 진정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벌써 n차 지역감염과 집단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까지 나갔다. 3단계가 이어지면 그야말로 경제는 또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름이 지나가는 지금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확산되고 있으니 참으로 잔인한 봄과 여름을 지나고 있다.


 이런데도 대한민국은 파업은 물론 이해집단들의 집단행동으로 콧잔등이 아물 날이 없다. 이런 비상시국에도 구석구석에서 반목과 대립이 판을 치고 있으니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다. 정치는 있으나 가슴이 없고 경제는 있으나 활력이 없으니 모두가 질식하기 일보 직전이다. 어린아이들마저 마스크를 쓰고 성장해야 하는 이런 답답한 시기에 사회분위기 마저 삭막하니 신바람 나는 일이 과연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올해 자연도 인간의 교만함을 질타하고 있다. 과학이 아무리 발전하고 인터넷 세상이 아무리 첨단을 간다고 한 들 운영주체인 인간이 바이러스 하나 잡지 못하고 병들고 지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밉상인 일본총리 아베 신조가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28일 총리직을 사임했다. 아무리 잘나가도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모든 것이 허망하다는 교훈을 아베는 던져준다. “사람이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물음이 나온다. 자연을 순리대로 잘 지키고 인간의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가 절실하다. 이것이 바로 요즘 자연현상이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인간들아! 정신 좀 차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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