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말한다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0/06/10 [08:32]

  © 한국시사저널

 6월 6일 현충일 오전 10시 전국에 사이렌이 일제히 울렸다.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위한 1분간 묵념의 시간이었다. 국민들은 여느 해나 마찬가지로 고개를 숙여 경건한 마음으로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위대한 정신을 기렸다. 이 위대한 정신은 바로 애국애족의 정신이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이들이 목숨 바쳐 이룩한 결실이다. 그 토대 위에서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결코 잊을 수도 없다. 잊어서도 안 되는 고귀한 희생이다, 누가 이들의 희생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가?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지정하고 있다. 6월 6일을 현충일로 지정하여 추념식을 갖고 참배도 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는 이유는 명백하다. 바로 애국애족의 정신이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의 충성을 기리기 위하여 정한 날이다. 태극기를 모두 조기인 반기로 게양한다. 대한민국을 지켜온 모두가 바로 그 희생정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키다가 희생한 모든 사람들을 진정한 마음으로 그 뜻을 바로 새겨야 한다. 어떠한 이유로도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이는 바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자 고귀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과연 올해 65회 현충일에 우리 국민들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도록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장병들을 위하여 얼마나 그 참뜻을 제대로 기렸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들이 지켜온 나라를 제대로 지켜가고 있는 지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정부가 국민의 안보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현충기념일과 6월 25일 한국전쟁을 연계해서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해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고자 했다. 1970년 1월 9일 국립묘지령 제4510호로 연 1회 현충추념식을 거행하였다. 현충기념일은 통상적으로 현충일로 불리다가 1975년 12월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개정되어 공식적으로 현충일로 개칭되었다. 지난 1982년 5월 15일 대통령령으로 공휴일로 정하기에 이르렀다. 현충일의 추모 대상은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자를 추모하는 날인 현충일은 올해 벌써 65회를 맞았다. 국립현충원, 국립묘지, 전쟁기념관, 독립기념관 등 위령을 모신 곳을 방문하여 헌화를 한다.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올해 추념식은 대전현충원에서 열렸다. 하지만 그 참뜻을 훼손하는 일이 벌어졌다. 올 현충일 추념식에 제1,2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포격도발의 유가족과 생존자들을 국가보훈처가 제외시켰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뒤늦게 7명을 초청해 구설수에 올랐다. 희한하게도 코로나19 희생자가족은 참석시켰다. 보훈단체가 유족을 추천하지 않았다며 실수라고 변명했지만 호국영령을 기리는 현충일의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3월 서해수호의 날이 빚어졌던 일 때문에 천안함 유족을 불편해 하는 현 정부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이유야 어떠하던 이것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다. 나라를 지키다 희생된 장병은 물론 유가족들을 위해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이 무슨 죄가 있는가? 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피해자이자 희생자일 뿐이다. 이들을 미워하기에 앞서 그 고귀한 희생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원인과 이유야 어떠하던 나라를 지키다 희생을 당한 것에 불과하다. 6월 현충일에 당연히 추념되어야 하는 대상이자 그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되는 나라이다. 우리의 국군장병들이 지금도 병역의무를 준수하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가보훈처가 현충일이 갖는 취지와 의미를 아직도 모른다면 65회를 맞는 현충일 역사를 다시 배워야 한다. 순국선열은 무엇이며 호국영령이 무엇이며 전몰장병이 무엇인지 부 터 개념을 정리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보훈처가 왜 존재하는지 왜 국가유공자를 지정해 이들을 지원하고 보호하며 혜택을 주는 지도 마찬가지이다.


 6월을 호국보훈의 달이고 참으로 경건한 달이다. 그 뜻을 기리는 현충일추념식 초청인사와 관련해 빚어진 해프닝은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의도적인 냄새가 난다. 코로나19 핑계를 대는 것도 궁색하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코로나19희생자 가족과 현충일이 무슨 관계인지 부터 설명해야 한다. 모든 것이 상식이 통하는 나라가 되어야지 억지를 부리며 견강부회(牽強附會), 아전인수(我田引水) 격으로 국민들을 가볍게 보는 행태는 당연히 멈춰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국민들은 여러 가지로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다. 남북문제부터가 그렇다. 도대체가 헷갈린다. 정부나 국민들이 일사불란하게 한마음 한뜻으로 가야 하는데도 엇박자가 수시로 발생한다. 국민의지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듯이 가고 있는 형국이다. 누가 평화를 원치 않겠는가? 누가 전쟁을 원하는가? 진정한 남북화해와 평화를 위한 길이라면 우리 민족이 무엇인가를 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분명히 있다. 일제 36년의 치욕도 거친 민족이다. 6.25 동족상잔의 비극을 경험한 민족이다. 아직도 그 연장선상에서 남과 북은 양립하고 있다. 전쟁세대들도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다. 이산가족들의 만남도 이제 거의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모든 일은 상식이 통하는 마음으로 다가서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념과 갈등의 진통이 무척 큰 시대에 우리 국민들은 살고 있는 듯싶다.


 우리는 6월 호국보훈의 달에 우리 민족사를 다시금 되돌아보고 오늘의 우리를 살피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6월은 우리 민족의 애환과 애국애족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도 숙연하게 생각하는 달이기 때문이다. 선대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이룩한 대한민국이다. 그리고 오늘의 우리도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선대의 희생만을 생각하고 후대를 위한 진정한 정신을 발휘하지 못하고 순간의 이익과 권력욕만 탐한다면 이는 호국보훈의 정신과는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목숨을 바쳐 지킨 무수한 순국선열들의 이름도 다시금 살펴보고 독립선언서도 한번 읽어보고 참혹한 6.25동족상잔의 비극사도 더듬어 보며 오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구호로만 호국보훈의 달, 진정한 추념정신이 없는 행사만을 위한 추념식과 허례의 묵념은 6월의 애국애족의 정신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로 보는 6월이 되어야 한다. 그런 뜻 깊은 6월을 말해야 한다. 나라를 망친 매국노를 기리는 달이 아니다. 호국보훈(護國報勳)에 담긴 참뜻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하여 힘쓴 사람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임을 분명히 명심해야 한다. 그 뜻을 더욱 공고히 새기면 새겼지 어떤 이유로든지 그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이것이 다름 아닌 바로 애국애족의 정신이라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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