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동전 같은 것

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 기사입력 2014/08/17 [22:15]

사랑은 동전 같은 것

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 입력 : 2014/08/17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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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니아에 사는 조너선은 노동자 가정에서 네 형제 중 첫째로 태어났다.
착한 성품에 공부를 잘해서 분자 생물학 박사가 되었지만 여자들 앞에서는 유난히 소심했다. 결혼 7년 만에 이혼을 하고 딸 같은 필리핀 여자 메쉴리 리비에라와 재혼 했다. 결혼 생활은 잘 유지 됐지만 9.11 사태 이후로 투자받은 자본이 빠지면서 사업이 어려워졌다. 그 무렵 남편의 심한 구속에 못 견딘 메쉴리는 자신의 조경사 미겔 데헤수스와 만났다. 회사 경영권까지 빼앗긴 조너선은 아내의 외도를 눈치 채고 사립탐정을 붙였다. 미겔과 함께 있다가 돌아온 메쉴리의 머리를 야구방망이로 부숴버렸다. 조너선은 치정살인, 과실치사로 5년형을 선고받았다.

사회가 불안정해지면서 인간의 감정은 더욱 황폐해졌다.
군중 속의 외로움도 깊어졌다. 하루를 정리할 시간도 없이 바삐 살다가도 혼자 있는 시간이 두려워진다. 병적으로 스마트폰에 정신을 내어 놓고 영혼 없는 댓글에 시간을 보낸다. 마음을 나눌 친구를 찾아 하이에나가 되어 밤거리를 헤맨다. 우연히 만난 여인의 미소는 위로가 되고 의미 없는 만남은 진실을 가장한 채 흘러간다. 서로의 마음이 깊어질수록 집착으로 빠지기 쉽다. 그지없이 착하던 사람도 파트너의 외도에 질투의 화신이 된다.

미국 최고의 범죄 심리 전문의인 마이클 스톤은 이렇게 정의했다.
질투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보호하기 위해 발산하도록 우리 두뇌에 프로그램 되어 있는 가장 강렬한 감정이라고. 생물학적 장치에 의해 생기는 질투는 한눈파는 것을 최소화 가기 위한 초기 경고 장치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몇 년 전 컬럼비아 보고타에서 가든파티의 주최자인 판사 남편이 그 자리에서 아내를 총으로 쏘아 죽인 사건이 있었다. 손님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자신의 권위와 명예가 도전받았을 때 남자의 질투 수위는 올라간다. 가장 위험한 것이 집착이다.

스페인 속담에 “El raton que no sabe mas de un agujero, el gato lo coge presto” 쥐가 한 구멍으로만 드나들면 고양이에게 잡히기 쉽다는 말이 있다. 애정문제도 단 한 사람에게만 국한 시키거나, 한 가지 해결책만 고수할 때 자살과 살인으로 귀결될 수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저변에 있는 질투는 가장 잔인한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동정심을 갖게 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힘을 갖는 이유도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봤을 감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나 연극, 소설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베르디 오페라 ≪오셀로(Othello)≫에는 불타는 사랑이 순식간에 불타는 분노로 변하여 데스데모나를 교살하고 오셀로 자신도 죽는다. 너무나 익숙한 오페라 ≪카르멘(Carmen)≫도 카르멘, 돈 호세, 마타도르 에스카미요 사이에서 돈 호세가 카르멘을 칼로 찔러 죽이는데 이 또한 질투가 부른 살인이다.

노자(老子)의 도덕경에 의하면 우리의 고통은 ‘집착’ 때문이라고 한다.
집착을 끊은 상태 곧 ‘욕심의 불길이 꺼진’상태가 되면 시원하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유의 경지에 이르는데 바로 ‘니르바나(열반)’다. 사랑은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다.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떠난다. 오늘도 주점(酒店)은 불야성을 이룬다. 이 더운 오뉴월, 불타는 마음으로 자신의 내면과 싸워보는 것도 좋겠다. 집착을 끊는 치열한 싸움은 시원하고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유를 줄 것이다.

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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