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여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19/10/26 [10:31]

대한민국이여 어디로 가고 있는가?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19/10/26 [10:31]

▲     © 한국시사저널

 대한민국의 갈등과 대립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심해지고 있다. 수백만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집회가 끊이질 않고 있다. 광화문과 서초동의 집회는 대한민국의 집회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서초동의 집회가 좌우의 대립개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면 광화문의 집회는 다소 다르다는데 그 심각성이 경중을 달리한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광장으로 몰려들게 하고 있는가를 생각하면 대한민국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이는 분명 정치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반증이다.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담지 못하고 겉돌고 있으니 도대체 대한민국에는 지도자가 있고 정치인들이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들을 이처럼 극단으로 몰고 있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민갈등의 소용돌이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분명 이를 치유할 대책과 처방이 나와야 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국민들의 물음에 모든 정치인들과 위정자들은 답해야 한다.


 만신창이 되고 난마처럼 얽히고설킨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을 그대로 방치하고는 올바른 정치와 국민의 안정된 삶을 보장할 수 없다.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은 결코 정상이라고 평할 수 없다. 정치와 경제, 사회, 교육 등 그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곳이 없다. 국민들만 생활전선에서 발버둥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다. 심지어 일선교육현장에서 전교조 교사들의 세뇌교육마저 뜨거운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그것도 고등학생들의 폭로로 말이다. 아니 이 나라의 교육현장에서마저 이념과 좌우편갈이 의식교육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무슨 생각으로 이 나라와 이 사회를 지켜나갈 것인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어쩌다 교육현장마저 이 지경이 됐는지 참으로 비감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학생들의 올곧은 사고방식이 존재함을 확인하고 국민들은 안도하고 있다. 정의와 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줏대를 지켜나가는 자세는 오히려 전조교 교사들보나 더 나으면 낫지 덜하지 않다. 자신들의 수준 낮은 행동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고 이른바 나이 값을 해야 한다. 참교육을 한다는 사람들이 이 모양으로 이율배반이고 표리부동한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대한민국을 58일 동안 쑥대밭을 만들어 놓았던 조국의 부인 정경심교수가 구속된데 이어 조국 전 법무부장관마저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한다는 소식마저 들려온다. 취임 35일 만에 전격 사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국민들은 탄식을 자아냈다. 무엇인가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의 법을 다루는 중차대한 자리가 이처럼 재단이 되는 정치를 바라보며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 나라인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의혹에서부터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이 국민들에게 자괴감과 분노를 촉발시키는 일련의 과정이 참으로 드라마 같다는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물론 기존에 나온 영화의 대목을 연상시킨다는 지적도 많지만 언젠가 분명히 한편의 영화소재로 등장할 것이 예상되기도 한다. 그만큼 복잡다단하고 미묘한 부분들이 참으로 많기 때문이리라. 지지층들의 옹호도 있지만 무엇을 옹호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범법을 옹호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검찰을 비난하지만 검찰은 현 정치권력 하에 검찰이다. 오히려 정치권력에 좌고우면하지 않는 모습이 더 당당해 보이고 박수를 받는 이우가 바로 여기에 있다. 법과 원칙이 살아있다는 이야기이다. 검찰개혁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것이 검찰개혁이자 정의로운 사회, 민주사회이다. 여기에 무슨 사족이 필요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편을 건들면 개혁의 대상이라는 발상은 논리의 비약이자 어불성설이다.


 한 동안 한반도에 평화가 다시 찾아올 것 같은 환상에 젖어 국민들이 환호했다. 이 때문에 지난 지방선거에서 싹쓸이 정당이라는 이름마저 나왔다. 남북문제가 이처럼 광풍처럼 휩쓸고 지나간 적이 언제인가 싶기도 하다. 그 바람에 지방자치단체에는 마치 일당 독재를 방불케 하는 지방자치가 판을 치고 있다. 단체장과 지방의회를 싹쓸이 했으니 지금 가는 길은 불문가지이다. 지방행정을 감시 감독하는 기능이 과연 얼마나 작동하는지 의아할 뿐이다. 끼리끼리 다 해 먹는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난무한다. 결국 그 피해자는 시민들이고 국민들이다. 민주주주의 작동원리가 상실한 의회 기능이자 지방자치가 되어 버렸다. 평화를 향한 신기루가 국민 민주질서의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그러면 지금 평화로 가는 길에 서 있는가를 짚어보자. 지난 5월 이후 북한은 10여 차례의 탄도미사일과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 발사하며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심지어 10월 2일에는 SLBM 즉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했다. 북한은 금강산의 남한 시설을 싹 들어내라는 지시에 논의개시 통지문까지 이틀 만에 보내왔다. 월드컵 축구예선전은 중계는커녕 체류기간 중 많은 불편과 고통을 겪어 선수단들의 하소연이 쏟아졌다. 평화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일련의 상황들이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향하여 왔는지를 되돌아보아야 한다. 미북정상회담도 결렬되고 북한은 올해 연말까지 미국이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지켜보겠다는 발언도 쏟아 내놓고 있다. 작년과는 달라도 너무나 다른 남북의 현 상황을 보면 평화를 입에 담기도 창피할 지경이다. 과연 세계는 우리를 어떻게 볼 것인지 불문가지이다. 이런 평화놀음에 국민들은 이미 식상해 있다.


 나라안팎의 상황이 이러 할진데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보자. 조국사태로 인해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소모적인 정쟁만이 난무하고 국민들마저 이분법으로 분열되어 연일 광화문이 들썩거리고 있다. 수백만 명이 집회를 찾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사태를 그냥 좌우논리로만 보아야 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국민들의 외침을 일회성으로만 치부한다면 이는 착각일 수 있다. 서민들은 먹기 살기에도 힘겨운데 온 나라가 날이면 날마다 바람 잘 날 없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등어리’ 가려운데 발바닥 긁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도 우려된다. 국민을 기만하는 무슨 꼼수정치가 등장할 지도 모른다. 온통 구호만 난무하는 이 시점에 서서 “대한민국이여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누군가 답을 해주어야 한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에 국민이 보이질 않는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데 그 영웅은 어디에 있는가를 찾아보고 싶은 오늘이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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