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트리쉐이드 화재…비 피해 막으려다 ‘불’ 피해 커져

유독가스에 사상자 크게 발생. 신축중인 건물로 소방설비 전혀 없어

하은숙 기자 | 기사입력 2018/06/27 [23:31]

세종시 트리쉐이드 화재…비 피해 막으려다 ‘불’ 피해 커져

유독가스에 사상자 크게 발생. 신축중인 건물로 소방설비 전혀 없어

하은숙 기자 | 입력 : 2018/06/27 [23:31]
▲ 26일 세종시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세종빅뉴스

▶사고원인과 진화과정


26일 세종시의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화재발생으로 40명의 사상자를 내고 화재발생 5시간 31분여 만에 진화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명 중상으로, 40명(오후 11시 현재)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현장에는 시공사를 비롯해 하청업체 10여 곳의 근로자 169명이 건축재 마감과 페인트 작업, 크랙(금)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였다. 페인트 작업시에는 휘발성이 강한 에폭시(접착제의 한 종류)가 사용됐던 것으로 유증기에 의한 사고로 알려지고 있다. 

그외, 화재 직전 폭발이 있던 것으로 보아 용접 작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지하 승강기 공사 현장 부근에서 지게차 작업을 하던 중 갑자기‘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번지면서 검은 연기가 급속히 지상으로 번졌다는 증언도 있다.

소방당국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0분경부터 10여 차례 굉음이 들렸고, 폭발음이 들릴 때마다 불길과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며 "신축건물을 둘러싼 대형 가림막과 현장에 쌓인 가연성 단열재 등이 불에 타면서 진화와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마치 화산 폭발을 연상케 하는 정도로 퍼졌으며 뜨거운 열기가 주변 300m 거리에서 느껴질 정도였지만 공사 중인 건물이라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은 설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장마철을 대비해 외부(1층)에 있던 가연성 자재들을 내부(지하층)로 옮겨놓으면서 피해가 더 커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날 화재는 오후 1시 16분경 행인의 신고에 의해 이뤄졌고, 소방당국은 1시 19분에 선착대 도착해 인명구조 및 화재 진압을 실시했다.

소방당국은 "화재는 이날 오후 1시 16분경 세종시 새롬동 2-2 생활권 H1블록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공사장 지하층에서 발생된 것으로 발화지점은 지하층 여러 곳으로 추정되며,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위치가 파악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1시 24분경 ‘대응 1단계’ 발령을 오후 1시 47분께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과 인명구조에 전념했다. 그 결과 6시 47분 완전 진압됐다.

‘대응 2단계’는 세종시 자체 소방인력으로 진압이 어려울 경우 인근 소방인력을 지원받는 단계로 중형재난에 발령하며,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인명피해가 10~20명 또는 상황종료까지 8~24시간이 예상되는 경우에 발령하게 된다.

인명구조는 모두 45명을 구조했고 진압 및 구조대원에 옥내로 진입해 35명, 70m 굴절사다리차 등을 활용해 8명, 헬기로 옥상에서 2명을 각각 구조했으며 이 과정에서 짙은 농연에 따른 시야확보가 되지 않아 소방관 1명이 추락 사고로 허리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세종시소방본부는 대전과 충남 공주, 충북 청주 등 주변 소방인력 200여 명과 소방차 40대, 소방헬기 2대 등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건물을 둘러싼 대형 가림막과 현장에 쌓인 가연성 단열재 등이 불에 타면서 진화와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검은 연기와 유독가스가 퍼졌고 뜨거운 열기가 주변 300m 거리에서 느껴질 정도였다.

화재현장에는 소방관 289명 등 총 403명의 인력과 헬기 등 63대의 장비를 투입해 화재를 진압했다.

이날 인력은 소방 111명, 경찰 49명, 공무원 32명, 한전 2명 등 모두 194명이며 장비도 헬기2대, 구조3, 구급7, 소방차 30대, 기타 7대 등이 투입됐다.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진압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지하주차장이 넓고 가연성 외장재가 많이 적재되어 있어 화재진화 및 잔화 정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런 후 “정밀 수색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기술안전정책관을 실장으로 하는 상황실을 구성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공사장에 대한 특별감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대전지방노동청으로부터 해당 사업장에 대한 전면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세종시 관계자는“건설사 측과 유가족간 장례에 대한 협의, 부상자 치료비 및 보상 등의 조치가 조속히 진행되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건축물 안전진단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행복청과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  채수종(오른쪽) 소방본부장과 임동권 세종소방서장이 27일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세종시‘트리쉐이드’화재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세종빅뉴스

▶사상자 현황

이날 화재로 3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근로자 3명이 숨지고 소방관 3명을 포함해 중상 3명, 경상 24명 등 4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중,경상자는 대전, 충남 북 지역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대원 1명도 화재 진압도 중 짙은 농염으로 인해 4, 5m 깊이의 맨홀에 떨어져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다른 한 명은 추락한 동료에게 공기호흡기를 건네주고 자신은 유독가스를 마셔 치료를 받고 있다.

정모 씨(53) 등 3명의 사망자들은 화재 발생 4시간 40분 만에 지하 1층 창고에서 발견됐다. 정 모씨와 또 다른 사망자는 공주의료원으로, 김모(49) 사망자는  유성선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고로 충북대병원 8명, 천안단국대병원 2명(중상1명포함), 건양대병원 5명, 대전을지대병원 7명(중상1명), 충남대병원 4명(중상1명 ), 대전성모병원 2명, 청주효성병원에 5명 청주하나 2명, 유성선병원 1명 등이 각각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17명은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상태이다.

그리고 이번 사고로 희생된 중국인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4명에 대해서는 중국 대사관과 적극 협조해 제반 후속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주)부원건설은 어떤 회사인가?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주상복합단지 화재 현장은 ㈜부원건설이 시행·시공을 맡은 단지다.

트리쉐이드 주상복합아파트는 부원건설이 지난 2016년 6월 세종시 새롬동 2-2생활권 H1구역에 분양한 주상복합단지로, 지상 24층, 지하 2층, 7개동 규모로, ‘16년 6월 착공해 금년 12월에  386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부원건설은 충남 부여에서 지난 1991년 창호공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혜지원으로 출범해 1994년 4월 ㈜부원건설로 변경했으며 같은 달 4월 12일 김원식 대표이사가 취임했다.

그해 12월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도 취득했다.2010년 3월 조경공사업 등록(제13-0094호)에 이어 2013년 12월엔 공공하수도관리대행업 등록(공공하수도·하수관거) 등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이어 지난해 3월, 5월, 9월 전문소방시설공사업 등록(제2017-02-00139호), 정보통신공사업 등록 (제410242호), 측정기기 관리대행업 등록(금강유역청 제28호)에 이어 사업장 주소지를 대전시 중구 계룡로 832 중도일보 빌딩 5층으로 옮겼다.

같은해 11월 14일에는 김현수·김원식 공동대표이사로 체제로 전환했다.부원건설은 2015년과 2016년에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되기도 했다.부원건설의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은 461억 6200만 원으로 충남 종합건설업계에서 28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원건설은 당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의 주상복합용지 설계공모에서 P2구역의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부원건설은 지역 종합건설업계에서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TOP 10안에 들지 않은 건설사였지만 세종시 주상복합용지 설계공모에 당선되면서 업계에선 다양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앞으로의 대책
세종경찰서는 27일 시공사인 부원건설 관계자와 현장에 있었던 근로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또 전날 사고 현장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도 면밀히 분석 중이다.

통상적으로 큰 화재가 발생하면 다음 날 합동감식을 하지만 세종시 화재의 경우 제대로 된 감식이 어려운 상황으로 인해 28일 경찰과 소방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은 신축 공사 현장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자 합동감식을 진행하며 정확한 화재 원인 조사에 나서게 된다.

경찰 관계자는“지하에 있는 연기가 빠지지 않으면 제대로 된 감식을 하기 어려워 감식은 28일에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사망자의 장례 및 부상자의 치료 등을 위해 건설사 및 관련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등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입주지연 불가피
26일 부원건설이 시공 중이던 세종시 새롬동 ‘트리쉐이드’ 주상복합단지의 대형화재로 건물 손실이 발생하면서 분양계약자들의 입주 지연 사태가 불가피해졌다.

‘트리쉐이드’는 12월 준공 완료돼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대형화재로 공사차질이 빚어져 현재로서는 정확한 입주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리쉐이드’는 이날 현재 외관은 다 올라간 상태에서 내부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화재가 지하에서 발생했다는 주장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지하층부터 다시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어 입주 지연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트리쉐이드'는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선분양을 하고 나중에 입주를 하는 건물의 공사장의 화재로 인해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물론 구조물 손실에 따라 분양계약자가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입주 후 소유권이 넘어간 건물의 경우 가입한 화재보험 등으로 피해 구제를 할 수 있지만 분양계약자가 소유권을 넘겨받기 전인 건물의 경우 피해를 바로 보상받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계약서에 나와 있는 입주 예정일이 맞춰지지 않으면 입주 지연에 따른 배상금 등을 요구할 수 있으며, 계약 해지 후 손해배상 청구까지 할 수 있다”며  "준공을 앞두고 화재가 발생하면 계약자들과 시공사 측이 협상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며 원활한 협상을 해야만 큰 문제없이 건물을 준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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