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시 건설과정 세계기록유산으로 남긴다기록물 보존 및 글로벌 공유 위해 유네스코 아태지역목록 등재 신청
[충청의오늘=하지윤 기자] 행복도시 건설과정을 담은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도전한다. 균형발전과 국가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세종시 일원에 행복도시를 건설하고 있는 행복청(청장 김형렬)은 이달 중 국가유산청이 실시하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목록 등재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복청은 물론 국토부, 세종시, LH 등 행복도시 건설과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록물이 보존된 기관이 모두 공동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등재 신청을 위해 행복청은 지난해 기록물 자료조사 및 목록 작성, 가치 분석 등 연구용역을 진행하여 행복청을 포함한 참여기관에서 전체 4만 8천 권에 달하는 기록물 목록을 조사·발굴하였다. 이 기록물에는 1970년대 논의되었던 임시수도 이전계획인 이른바 ‘백지계획’부터 행복도시 건설 중 발생한 갈등 상황 및 조정 과정, 공공청사 건립, 광역교통망 구축과 생활권 조성 등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양의 문서와 도면, 사진·영상 등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뒤이어 금년도에는 기록물 수집과 관계기관 협업, 학술 토론 등 본격적인 등재 신청 준비 작업을 마쳤다.
행복도시 건설 기록물은 단순한 공사 기록에 그치지 않는다.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오랜 국가 전략과 법제화, 도시계획·개발 등 모든 건설 과정을 포괄하는 자료로서 그 의미가 크다. 앞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폴란드의 ‘바르샤바 재건 사무소 기록물’이나 스웨덴의 ‘스톡홀름 도시계획위원회 기록물’과 견주어 세계적 중요성·고유성·대체 불가능성 측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 전 세계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후대 전승위한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지정
유네스코는 1992년부터 인류 유산으로서 전 세계 가치 있는 기록물을 미래 세대에 온전히 전수하기 위해 세계기록유산을 지정, 체계적인 보존과 활용에 힘쓰고 있다. 따라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다는 것은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는 동시에, 유구한 세월 속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기에서 벗어나 후대까지 안전하게 보존되고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뜻깊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직지심체요절’,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등 18건이 국제목록에, ‘삼국유사’,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 등 6건이 아태지역목록에 등재되었다.
◈ 유네스코 등재로 행복도시 건설 경험과 전문 노하우 체계적 공유·전수 기대
지난 2007년 첫 삽을 뜬 행복도시 건설사업은 2012년 총리실 등을 시작으로 43개 중앙행정기관과 16개 국책연구기관을 차질 없이 이전하며 명실상부한 정부세종청사 시대를 열었다. 초기에는 일부 편의시설 미비로 인한 입주민 불편도 있었지만, 점차 정주 환경이 확충·개선되면서 현재는 인구 30만 명이 넘는 중형도시로 탄탄히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행복도시의 성공은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몽골, 이집트 등 행정수도 이전이나 행정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여러 나라들로부터 글로벌 모범 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행복도시 건설과정과 도시현황을 직접 둘러보고, 국가 간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행복도시를 찾는 각국 고위인사와 공무원의 발길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앞으로 행복도시 건설 기록물이 그 독창적 우수성을 기반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인정받게 된다면, 국가행정기능 이전과 신도시 건설에 대한 우리의 경험이 더욱 체계적으로 정리·보존·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행복도시 벤치마킹을 원하는 세계 여러 나라에 행복청이 축적해 온 전문적인 건설 노하우를 보다 쉽고 폭넓게 제공함으로써 행복도시와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와 위상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나아가 행복도시 건설에 참여했던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신시장 개척에도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 국내 공모 거쳐 2026년 상반기 최종 등재 결정… 행복도시 건설과정의 우수성·독창성 널리 알릴 기회
국가유산청의 세계기록유산 국내 공모는 이달 20일까지 진행되며 공모 결과는 내년 2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후 등재 신청서 작성과 참고자료 제작·제출, 아시아태평양 등재소위원회의 사전심사를 거쳐 2026년 상반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 총회에서 등재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공모 신청에 앞서 행복청은 12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행복도시 건설 기록물의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학술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기록학, 도시공학 등 각계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행복도시 건설과정 기록물의 학술적 가치와 세계기록유산 등재 의의 및 필요성 등이 심도 깊게 논의되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강연에 나선 숙명여대 정기애 교수는 “기록은 경험과 기억을 남기고 어떻게 전승할 것인가를 결정한 집합체”라면서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일 뿐만 아니라, 기록물의 보존과 관리·공유 차원에서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렬 행복청장은 “행복도시를 건설하며 쌓아온 우리의 기술역량과 전문성은 세계 무대에서도 활약하며 그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라며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성공해 행복도시 건설과정의 가치와 의미가 후대에까지 전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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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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