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는 돈 봉투 사건과 연루된 국회의원 명단이 언론에 공개되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정근 노트’엔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14명을 비롯해 51명의 실명이 등장한다. 해당 의원들은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부인하거나 반박하고 있지만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허위사실 유포로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하겠다고 길길이 뛰지만 등장하는 내용이 참으로 황당하기 짝이 없다. 만약 이런 내용들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치권의 태풍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돈 봉투도 돈 봉투지만 불법 정치자금 확보나 유용과 관련 그 진위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돈 봉투 사건과 이정근 노트, 녹음파일 등은 여전히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나 많은 연루자가 드러날지 수사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내용을 보면 참으로 권모술수의 이상 행동이고 반칙과 비정상의 극치를 이룬다.
학교폭력 문제가 잠잠하나 했더니 경북 경산에서는 고교생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학폭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하지만 피해 학생은 중학생 때부터 학폭에 장기간 시달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피해 학생이 더 있다는 사실이다. 경찰은 최 군의 유서에 언급된 5명의 가해 학생 가운데 한 명인 15살 김 모 군이 숨진 최 군 외에 다른 학생 3명을 지속해서 폭행하고 괴롭힌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폭력적인 이상 행동이 아직도 일선 학교 현장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학폭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에 엄청난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예상외로 많다는데 그 심각성이 더한다. 심지어 피해 학생들이 자살을 생각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오고 있다. 프로야구나 프로배구에서도 과거 학폭 연루자들이 퇴출당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사실 장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엄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는 말처럼 교묘하게 자행되는 악질적인 학교폭력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학생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어떤 설문 조사결과에서는 설문자의 30% 이상이 학교폭력을 경험했고 이들 중 절반 이상인 54.4%(192명)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가해자 반칙 행동인 학폭은 이제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말뿐이 아닌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시의원의 이상 행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경기 부천시의회 소속 남성 의원이 연수 도중 여성 의원 2명에게 부적절한 발언과 신체를 접촉했다는 의혹으로 시의회 윤리위에 징계요구안 제출과 함께 경찰에 폭행과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피소됐다. 부천시의회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시의원 25명과 의회 직원 21명이 함께 전남 진도·목포·순천 등지에서 합동으로 의정 연수했다. 연수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모 남성 의원이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 2명에게 부적절한 언행과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부적절한 신체 접촉 장면이 CCTV에 포착됐고 이 사진이 공개됐다. 의혹이 불거지자 자신의 당을 탈당했다. 같은 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의 부천시의원들조차 나서 최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고 시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비정상적인 이상 행동을 거리낌 없이 자행하는 이런 이상 행동은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자세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다. 공인으로서의 윤리의식이 결여된 자세로 이미 시의원의 자격을 잃었다. 사퇴 압력이 커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경거망동이 낳은 패가망신이라고 한다. 심지어 데이트폭력이 살인까지 이어지는 극한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있다. 작금에 사회 곳곳에서 돌출하는 황당한 이상 행동을 접하면서 우리 사회 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이상 행동으로 반칙하지 않으려는 자구노력이 너무나 절실함을 보여준다. 반칙 없는 사회를 향한 정신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어 나갈 때이다.
<저작권자 ⓒ 충청의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헌태 논설고문
kimht2209@naver.com
![]() |
많이 본 기사
김헌태 칼럼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