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이 없는 세상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3/03/05 [19:42]

반칙이 없는 세상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3/03/05 [19:42]

  © 충청의오늘


요즘 여자배구의 인기가 높다. 프로야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배구에 높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여자배구 경기가 그렇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높은 것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경기 흐름 때문이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흐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비디오판독의 즉각적인 판정도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가 되었다. 주심이나 부심이 미처 보지 못한 모호한 상황에 대해 비디오판독은 명쾌하게 그 결과를 알려주고 있다. 방금 전 벌어진 상황이지만 다시 살펴보고 옳고 그름을 가려주는 비디오판독은 과학과 스포츠의 접목이다. 반칙이나 오류, 오판을 막고 정정당당한 결과를 통해 스포츠 정신을 고양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물론 야구나 축구 등도 마찬가지의 경기규칙이 적용되고 있다. 심판도 판정하지 못한 상황을 공정하게 가려내고 결과에 승복하는 경기규칙은 승패의 의미를 한층 배가시키는 것 같다. 지켜야 할 규칙은 스포츠 경기에서 매우 중요하다. 불공정한 판정은 어림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법과 질서, 자본주의 경제를 통하여 나라의 근본을 지키고 있다. 헌법과 법률, 시행령, 시행규칙을 마련해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도로에는 도로교통법이 존재하고 상업에는 상법이 존재하고 형사사건에는 형사소송법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정립해 나간다. 적색 신호등이 들어오면 멈추는 것은 약속이자 질서이고 법이다. 어기지 말라는 것이다. 푸른 신호등이 들어서면 지나가도 좋다는 의미다. 여자배구에서 네트터치를 금하고 서브를 하더라도 코트 안에 공이 들어와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다. 모호한 상황이 전개되면 인아웃에 대한 비디오 판정이 즉각 이뤄진다. 판정에는 주심도 요구할 수 있고 양쪽 팀의 감독들도 요구할 수 있다. 오류를 바로잡아 공정한 결과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 모두의 약속이다.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는 그래서 중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반칙이고 불법이고 편법이다. 자칫 사회질서의 파괴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의 진통은 사회지도층의 불법과 범법행위, 부정부패의 흔적들이다. 교묘하게 머리를 쓰며 작당하며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가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이른바 검찰과 경찰의 공권력을 통하여 이른바 비디오판독이 펼쳐지고 있다. 은밀한 불법 행위를 찾아 내는 수사기법이 총동원되고 있다. 그리고 기소를 통해 재판에 넘기고 있다. 여기에는 거짓과 궤변이 난무하고 마치 정치탄압인 양 항변하는 추태도 연출되고 있다. 결과는 있는데 ‘난 아니다’라는 식이니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검찰 수사에는 묵비권을 행사하며 밖에서는 요란한 성명을 발표하며 마치 죄 없는 결백한 사람을 잡는다는 식이다. 평범한 시민의 관점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행위다. 법을 어겼으면 상응한 벌을 받아야 한다. 법을 어기지 않고 정당하다면 충분한 소명으로 무죄를 입증하면 된다. 법절차를 따르면 된다. 신호를 어겼는데 다른 사람은 가만 놔두고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는 이른바 물귀신 작전까지 등장하고 있다. 책임을 회피하는 비겁한 항변으로 국민피로감을 더한다. 

 

교언영색으로 자신의 죄를 덮으려는 행위는 용납받기 어렵다. 비디오판독처럼 모든 증거를 통하여 입증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흔적은 꼭 남는다. 지금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인과응보의 결과물이다. 우리 사회의 법과 질서에는 권력층이나 정치지도자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서민들은 주차위반이나 신호를 위반하면 어김없이 날아드는 딱지에 과태료나 범칙금을 물고 있다. 부정부패를 통하여 천문학적인 돈이 낭비되고 나눠 먹는 악질적인 행위는 사회악으로 가중처벌되어야 마땅하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부패한 관료들이 나라의 기강을 무너트리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법을 만드는 대한민국 국회의 수준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법을 어기는 피의자를 옹호하는 행위가 과연 국민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지 냉철히 생각해야 한다. 불체포특권을 이용해 교묘하게 넘어가는 행위는 이미 역사의 심판대에 올랐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위로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 멋진 모습이 아니다. 과거의 발자국을 들춰내서 불법 의혹을 판정을 받아보자는 심판의 비디오판독 요청을 궤변으로 길거리에서 항변하는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법정에서 명쾌하게 판독하여 하루속히 소모적인 논쟁을 멈춰야 한다. 반칙 없는 세상은 공정과 준법정신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판사와 검사가 있는 이유는 무고한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라는 것이 아니다. 공정한 판결로 유무죄를 가려내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는 가리는 궤변이나 ‘고무신도 짝이 있다’가 아닌 ‘고무신도 짚신이 있다’라는 황당한 언변의 난무를 멈추게 하는 것은 정치보복이 아닌 법대로 비디오 판독하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된다. 반칙이 없는 세상을 향하는 공정사회는 바로 스포츠정신에서 배우면 된다. 요란한 빈 수레의 추태보다는 솔로몬의 지혜로 명쾌한 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절박한 시대 상황이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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