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왜 이러나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2/01/16 [11:44]

대선정국 왜 이러나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2/01/16 [11:44]

  © 충청의오늘

제20대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다. 오는 3월 9일 역사적인 선거를 앞두고 격전양상이다. 특이 한 것은 여야의 후보가 결정되고 선거전이 본격화되었는데도 이른바 단일팀이 형성되지 못하고 내분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경선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 비겁한 모습이다. 민주주의 꽃인 아름다운 승복의 미덕이 사라진 듯하다. 이른바 후보교체론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혹시나 내 몫이 남아 있지 않나 하는 기대감에 의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여야가 공히 이런 현상을 안고 있으니 역대 이런 선거가 언제 있었나 싶다. 과거 파벌이 심한 그 쟁쟁한 선거에서도 이른바 승복을 통해 자중지란이란 위험을 자초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국민의 눈이 무서웠고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그전이 되었건 토너멘트가 되었건 승자끼리의 싸움이기 때문에 패자는 승자에 대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선은 모두 승자의 갈 길을 막아서며 여야가 아군적군 없이 좌충우돌하고 있으니 국민들만 헷갈리고 있다. 역대 없었던 희한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아마도 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오점으로 기록될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상대 후보에 대한 공격이 무딘 것도 아니다. 심지어 후보들의 부인들을 둘러싸고도 거의 이전투구양상이다. 상대후보의 부인의 인터뷰나 과거행적을 놓고 이른바 폭로전이 전개되고 있다. 무슨 치명적인 약점이라도 잡은 듯이 난리가 아니다. 여기에다 언론매체까지 부화뇌동하며 불을 지피고 있다. 대통령선거인지 대통령부인선거인지 종잡을 없을 지경이다.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정책을 개발해 국민들에게 희망의 정치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도 오로지 상대방 약점을 잡아 이를 후보에게 덧씌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과거에는 이런 마타도어가 먹혔다. 수법으로 말한다면 전근대적인 수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런데도 이런 것들이 난무하는 대선전을 보면 나라가 발전해도 정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앞선다. 당사자들인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석연찮은 문제들도 간단치 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이른바 검증을 위한다면 각 정당의 예비경선에서 모두 걸러져야 할 것들이다.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 흠결이 있는지 없는지 모두가 포함되어서 승자가 결정되어 최종 선발전에 임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직도 검증을 빙자해 약점 폭로전을 벌인다면 정책검증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본질을 벗어나 아까운 시간을 소모하는 격이다. 그 피해자는 유권자인 국민이다. 이런 선거는 멈춰야 한다. 정정당당하게 정책대결을 펼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이전투구의 모습이 국민들의 실망감이 커지는 이유이다.

 

대선이 한창이 가운데 지방에서는 벌써부터 지방자치단체장 출마선언도 한창이다. 저마다 자기가 적임자임을 내세우며 출마의 변을 토로하고 있다. 6월 출마를 위해 현직에서 사퇴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는 대선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만 보이는 것 같다. 어찌 보면 대선과 지방선거 두 가지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대선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느냐가 지방선거도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벌써부터 줄 세우기가 시작되고 있다.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이합집산이 시작되고 있다. 유권자들은 지금 대통령을 누구를 뽑아야 할 때에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선거시즌을 맞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도 주민자치시대를 본격화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선거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지방선거를 치루는 것처럼 부각되고 대선이 묻혀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이나 다름 아니다. 오히려 대선과 같이 치러지는 재·보궐선거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점이 의아할 정도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선거전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디지털 시대 인터넷 매체가 넘쳐나고 SNS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길거리 선거유세만으로는 국민들의 환심을 사기 어렵다. AI후보가 등장하는 등 신개념선거홍보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신문방송들도 어김없이 선거판을 재단하고 있지만 편향성 논란은 여전하다. 특히 공영방송의 편향성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한마디로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비민주적인 모습은 유권자인 국민을 우롱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공명정대한 언론, 정론직필의 언론의 자세가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른바 편파보도를 통해 유권자인 국민들을 현혹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인다면 이는 역사적인 죄인에 다름 아니다. 그 의도가 불순하고 작위적인 냄새는 오늘날 현명한 국민들이 금방 알아차린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보를 조작하거나 침소봉대해서 공명정대한 선거를 저해하는 행위는 이번 대선전에서 척결해야 한다. 언론의 사명감은 물론 기본윤리를 벗어난 행태로서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한 사이비언론이기 때문이다. 이를 경계해야할 이번 대선전이다.

 

무엇보다 제 20대 대통령선거는 단순한 대통령선거가 아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국민의 고통을 해결해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다. 부동산 값 폭등에서 세금폭탄, 경제위기, 심각한 저출산 문제, 취업난 등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민갈등과 대립을 해소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주어져 있다. 지금 국민들은 한국판 신 모기지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 공단에는 문을 닫는 업체들의 경매물건이 쏟아지고 있다. 경제위기가 체감되는 대목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등 가려운데 발바닥 긁는 정치판의 사오정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현실적인 고통과 눈물을 외면하고 평화를 논하고 행복을 말할 수 없다. 내 코가 석자인 국민들을 보고 주야장천(晝夜長川) 인내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 코로나의 사회적 고통을 감내할 만큼 했다. 하염없이 연장에 연장을 거듭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는 그 해법을 찾을 수 없다. 백신접종률 85%에 달하는 이 마당에 오미크론 타령으로 책임을 벗어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정부는 작금의 방역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것은 분명 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말로만 방역이고 규제가 방역인 듯 막고 품는 식의 방역인 규제일변도로 치닫는 현재의 방역정책은 분명 문제가 많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거세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대선전이 졸렬한 싸움으로 일관한다면 정책검증의 아까운 시간을 다 놓치기 마련이다. 갈지(之)자 언론도 정신을 차려야 할 때다. 나라의 중차대한 시기에 무슨 득을 본다고 편파보도에 앞장서고 언론인의 사명감을 저버리고 있는지 자성해야 한다.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이런 언론사들은 알아서 문을 닫아야 한다. 대선정국이 혼미를 거듭하는 것은 부화뇌동하며 정론직필을 외면하는 언론들의 책임도 크다는 비난도 거세다. 지금이라도 모두가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 유권자인 국민을 위해 올바른 비판과 감시의 기능을 정립해야 한다. 유권자인 국민들을 외면하고 좌충우돌하는 정치판에 준엄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번 대선은 이런 차원에서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새롭게 바꾸는 전환점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전투구의 대선정국은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니다. 지금의 대선정국은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한 선거전으로 올바른 정책과 믿음직한 지도자상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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