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극이야기 1

<영화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김수남 논설위원 | 기사입력 2022/01/10 [09:30]

영화, 연극이야기 1

<영화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김수남 논설위원 | 입력 : 2022/01/10 [09:30]

▲     ©충청의오늘

 

오늘날 영화로 불리우는motion picture(움직이는 그림)의 탄생일은 1895년 12월 28일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 르미에르 형제가 파리의 그랑카페에서 <열차의 도착 The Arrival of a Train at the Station>을 대중들에게 공식적으로 첫 시사한 이후 영화의 등장을 세계에 공식화한 것이다. 르미에르형제의 영화는 필름, 촬영기, 스크린(대중공개)의 3대 필수 조건을 전제로 영화(cinematograph)라는 명칭을 정하였다. 사실 르미에르영화의 첫 작품은 공개적으로 발표되지 못한 1895년 3월에 만든 <공장을 떠나는 노동자들Workers Leaving the Factory>이 있었다.

 

이밖에도 영화로 인정받지못한 Motionpicture(움직이는 그림)의 역사는 1895년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다만 필름을 사용하지 않거나 필름을 사용하였지만 스크린에 비치지 않아 영화로 대접받지 못했다. 영국의 수학자 아너는 1834년 죠트로프Zoetrope를 발명했다. 위가 뚫린 회전원통 아래부분에 연속동작의 그림을 그려 놓고 움직이는 그림을 보도록 한 놀이기구였다. 만화영화의 기초를 확립한 것이다. 1870년 말 레이노드Emile Reynaud의 프락시노스코프Praxinoscope는 죠트로프를 발전시켜 스크린에 움직이는 그림을 영사한 것으로 오늘의 만화영화와 다를 바 없다. 르미에르보다 20여년 먼저 영화를 발명했으나 필름을 사용하지 않고 종이에 그림을 그려 스크린에 보여준 탓으로 영화로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미국의 발명가 에디슨(Tomas Edison)도 첫 단편극<중국세탁소의 화제거리Fun in a chinese Laundry>를 키네토스코프로 보여주었다. 1894년 4월 14일 뉴욕의 어느 호텔 로비에서 선보였으나 다수가 볼 수 있도록 스크린에 영사한 것이 아닌 1인만 볼 수 있도록 장난감 박스에서 1분 정도 길이의 필름을 돌려 영화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처럼 소개한 여러 가지 영상활동들이 motion picture(움직이는 그림)이지만 필름, 촬영기, 스크린 3대 필수 조건을 갖춘 motion picture만 영화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비디오나 디지털영화는 영화의 3대 필수 조건을 못갖춘 motion picture로 영화라고 명명해서는 안될 것인가? 비디오, 디지털영화가 필름을 사용하지 않했어도 모두가 영화라고 명명되고 있는 현실에서 1895년 이전의 motion picture도 영화로 당연히 인정하여 영화탄생의 역사를 새롭게 기록하여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제작시스템의 영화가 탄생할 것이다. 레이저로 스크린이 없는 밤하늘에 영상을 보여줄 수도 있고 실물과 똑같은 영상을 보여주는 시뮬라시옹를 창조하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영화가 등장하는 이 시대에 미래영화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이상 언급한 모든 역사적 사실들은 인류가 오랜 세월동안 꿈꾸워 왔던 진정한 영화의 탄생이 아직 이루워지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한다. 필자의 망언이지만 움직이는 그림을 염원했던 원시시대 동굴의 벽화가 시사한 바는 크다. 8개의 다리를 가진 돼지의 그림은 기형적인 돼지의 모습이 아니라 움직이는 돼지를 연상케 하려고 그렸을 것이다. 그리고 원시인들이 움직이는 그림을 염원했다기 보다 당시 외계인이 원시시대 인간과 조우하면서 실제로 움직이는 그림 즉 영화를 보여줬고 그 이후 구전되어 온 영화이야기를 벽화에 그렸다고 상상할 수도 있다. 앞으로는 정신세계가 발전되면서 음악만 들어도 영상을 상상할 수 있는 새로운 영화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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