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을 떠나보내며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1/12/26 [20:52]

2021년을 떠나보내며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1/12/26 [20:52]

  © 충청의오늘

 한해를 보내면서 다사다난을 말한다. 하지만 2021년이 그 어느 해 보다 다사다난이란 말이 잘 들어맞는 해가 없었던 듯 보인다. 그만큼 2021년은 격동과 고통, 불안정한 사회의 연속이었다. 어찌 보면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일들로 점철된 힘든 한해였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우리 사회를 2년째 송두리째 뒤집어놓은 코로나는 세밑을 향한 지금까지 우리 모두를 지긋지긋하게 괴롭히고 있다. 그동안 숨진 사람만도 무려 5천명이 훨씬 넘고 지난 23일과 25일 각각 109명, 105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주간 하루 평균 74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자만도 60만 7천명을 넘어섰다. 매일 위중증 환자도 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위드코로나로 단계적 일상회복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던 연말연시가 송두리째 날라 가 버렸다. 그런 12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12월의 마지막 주간만 남겨놓고 있다. 부스타샷을 접종하는 시점인데도 이러하니 백신을 맞은 사람들조차 돌파감염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연말 사회적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비상이다.

 

 여기에다 내년 대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대선시계는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아이러니하게도 유력 후보들이 국민들의 표심 잡기에 한창이지만 대선 열기는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 대통령후보를 내놓고도 묘한 기류를 타고 있는 것이 유력 정당들의 자화상이다. 한마디로 내부 싸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참으로 이상한 정치가 대선을 앞두고 대한민국에서 정당정치란 이름으로 펼쳐지고 있다. 이런 난기류 속을 비행하는 정당들의 모습을 볼라치면 코로나 혼돈 못지않은 정치판의 혼돈을 보게 된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가득이나 코로나로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는 상황에서 국민스트레스의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듯하다. 이른바 패거리 정치를 향한 동상이몽정치, 술수정치, 꼼수정치, 몽니정치, 파벌정치, 붕당정치의 전형을 보게 된다. 국민들을 위한 청량제 같은 정치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대로 가다가는 좌충우돌의 정치로 내상이 심각해질 듯싶다. 유력후보들의 빛을 가리는 참으로 이상한 선거판을 보면서 코로나로 인한 정신적 이상증후군인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비정상성 정치의 행태의 돌출상황에 국민들만 헷갈리고 있다. 이러니 국민들은 물론 정치인들 스스로도 늘 자괴감과 죄책감에 휩싸여 있지 않나 싶다. 대한민국 정치는 현재 참으로 기형 정치판이다. 이런 판을 싫건 좋건 국민들이 보고 있다. 그리고 벌써부터 이합집산의 정치게임은 시작됐다.

 

 새해를 앞두고 신년특별사면복권이 단행됐다. 대한민국 역사의 물줄기를 뒤바꾼 이른바 탄핵사태가 특별사면이란 이름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던 전직 대통령이 특별 사면되었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2027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던 전 국무총리의 복권도 단행되었다.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9년 형을 선고받고 형을 살던 인물도 가석방이 되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큰 획을 긋는 사건들이 이렇게 끝을 맺었다. 허탈과 허망의 세월을 보게 된다. 2021년을 마무리하는 연말에 이 소식을 접한 국민들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어쩌다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자괴감이 앞서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화합과 상생인지도 궁금하다. 아직도 전직 대통령 한명은 사면복권에서 제외되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여전히 미완이다. 정치가 참으로 무서운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치권력을 장악하려는 끊임없는 시도가 이를 말하고 있다. 2021년의 이런 역사의 한 페이지에 12월 끝자락은 깊은 자국을 남기고 있다.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덕담을 서로 주고받기는 하지만 코로나의 피로감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연말 대부분의 모임들이 줄줄이 취소되어 한해를 마무리하는 이웃 간에 갖는 의미 있는 시간도 대부분 사라졌다. 얼마 남지 않은 연말을 아쉬워하듯 칼바람도 몰아치고 있다. 한파주의보와 대설주의보 소식도 들린다. 지나온 2021년 한해의 혹독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몸도 마음도 지친 12월의 끝자락에서 한해를 정리하는 마음들은 그다지 상쾌하지만 않은 듯하다. 해가 다 가고 있는데도 여전히 코로나선별검사소에 줄지어 늘어선 검사자들의 행렬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 82%가 넘는 백신 2차 접종률에도 불구하고 집단면역은커녕 기세가 꺾이지 않는 신규 확진자 발생에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늘어가는 작금의 상황에 국민들의 불안감과 혼돈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도 역사는 가고 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상황이 악전고투하는 상황이라고 한다면 더욱 더 이를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은 결코 멈출 수 없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에 담겨 있는 묵을 것을 떨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바로 이런 마음일 것이다. 어둠을 벗어나 밝은 희망의 빛을 향하는 행보다. 2021년이 힘든 역정이었다면 내일의 역정은 이를 극복한 승리의 역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나온 고통이 컸던 만큼 그 기쁨도 배가되리라고 생각한다. 바닥을 찍은 경제난을 딛고 이제 경제호황을 향한 용트림을 시작해야 한다. 더 이상 고통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년 대통령선거도 잘 치러내야 하고 내년 지방자치선거도 잘 치러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코로나 극복은 물론 대한민국의 정치 위기도 잘 극복해야 한다. 새해에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승리의 함성이 바로 국민들의 함성이 되어야 한다. 송구영신의 마음속에는 어제보다 나은 내일의 희망을 담은 대한민국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제 묵은 것을 모두 털털 털어버리고 새것은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했다. 옛것을 읽혀 새것을 아는 것은 바로 더욱 더 성숙해지는 것이다. 송구영신은 바로 이런 기대감을 함축하고 있다. 2021년이 아무리 극심한 고통의 코로나 시대이고 아직도 이런 힘든 날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12월의 끝자락에서 결코 자포자기의 한숨만 쉴 수 없다. 나의 역사, 대한민국의 역사, 그리고 이 시대의 역사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임을 결코 잊지 말고 자존감을 더욱 키워나갈 시점이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나 자신과 가족을 소중히 알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절실하다. 이는 바로 우리 이웃에게도 이어지는 값된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제 부정과 불신, 고통과 절망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긍정과 신뢰, 기쁨과 행복을 표효하는 2022년 임인년 새해의 희망찬 소망을 준비하며 2021년을 역사 속으로 미련 없이 떠나보내자.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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