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1/11/14 [23:47]

코로나19 사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1/11/14 [23:47]

▲     ©충청의오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전태일 열사 51주기’를 맞아 서울 기습적으로 동대문역 사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경찰이 도심 집결을 차단한 가운데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평화시장 인근에서 2만 명이 모여 집회를 기습적으로 가졌다. 경찰은 이번 집회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수사를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2시 평화시장이 있는 동대문역 사거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대선주자들의 지지 행사는 하면서 노동자 집회는 금지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 아니냐며 코로나19 방역을 빙자한 기본권 유린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7·3 전국노동자대회, 10·20 총파업 시위에 이은 대규모 집회다. 집회·시위법 위반, 일반교통방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위드코로나와 함께 민주노총이 그 존재이유를 드러냈다. 

 

 주말 제주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비행기좌석이 거의 꽉 찰 정도다. 단체관광객을 포함하여 기관단체의 연수행렬에 이르기까지 공항을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면세점에도 쇼핑객들이 만원사례를 빚었다. 면세담배 코너는 줄을 서서 대기하는 진풍경도 벌었다. 제주도 주요관광지의 식당은 넘쳐나는 손님을 다 받지 못하고 되돌려 보내는 모습도 보였다, 주요 관광코스에는 주차차량들이 넘쳐났다. 제주도의 주말  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관광지는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 모습을 보면 마치 코로나가 종식됐나 싶을 정도다. 위드코로나 적용 한 달도 되지 않아 이처럼 전국의 풍속도가 바뀌었다.

 

 여야 대선주자들이 가는 곳곳에도 지지자들의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위드코로나 시대를 실감한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린다. 정치가 원래 그런 것인지 참으로 대단하다. 각종 집회를 원천봉쇄를 해서 그렇지 만약 통제를 하지 않는다면 광화문은 물론 전국 주요지역에서 대규모 정치 집회가 봇물 터지듯 열릴 것은 분명하다. 위드코로나로 그동안 억눌렸던 것들이 다시 활화산이 되어 용암이 분출되는 것처럼 사회분위기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마스크만 벗어던지면 마치 코로나 이전의 상황인 듯 착각할 정도이다. 식당과 지하철, 버스 등도 마찬가지다. 이런 변화는 어찌 보면 긍정적인 변화이지만 그래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최근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 발생이 무려 평균 2,218명이다. 2,400명이 넘는 날도 있다. 백신 접종률이 78%가 넘고 있는 상황인데도 여전히 심각하다. 물론 위드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때문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마음 놓고 다닐 정도는 아니다. 지금 부스트 샷도 진행 중이지만 백신을 맞고도 돌파감염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치료제소식도 나오고 있다. 화이자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한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공개한 데이터를 토대로 볼 때 가까운 시일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의약품청도 국내 제약사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의 사용을 공식 승인했다.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역대 최고인 유럽 국가 환자들에게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백신접종에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임을 유럽 등 외국 사례가 보여준다. 위드코로나로 단계적 일상회복이라는 수순을 밟고 있는 우리나라도 철저한 방역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런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요즘 너무 일순간에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듯이 긴장감이 풀려버린 위드코로나의 상황이 참으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연말연시는 물론 대선정국에서 각종 모임이나 대규모 행사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여 더욱 그렇다. 벌써부터 곳곳이 예약 러시를 이루고 있다. 예식장도 마찬가지다. 언제 어디서 집단감염사태가 돌출할지 모른다. 서울에서도 어린이집들이 집단감염으로 된서리를 맞았다. 학교는 그마나 관리를 잘하고 있지만 그래도 불안감은 마찬가지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만원사례는 여전히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백신접종에만 기대어 집단면역 시대가 왔다는 착각을 해서도 안 된다. 지금 78%가 넘는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지만 집단면역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안도감을 찾을 수 없다. 민주노총의 집회가 코로나 상황을 무시하고 제주공항에 넘치는 인파들이 코로나사태를 비웃는 듯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코로나는 물러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총리조차 코로나 방역수칙을 어기는 나라이니 긴장감이 풀려도 너무 풀렸다. 연말연시가 너무 걱정이 된다. 코로나 사태 초기의 불행한 사태가 빚어지지 않도록 위드코로나 점검이 절실하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연일 2천명이 훨씬 넘는 신규 확진자와 20명 안팎의 사망자 소식이 이를 말하고 있다. 아직도 코로나19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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