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국립스포츠문화예술대학교 설립 목적과 목표

정재홍 교수 | 기사입력 2021/01/16 [15:26]

2. 국립스포츠문화예술대학교 설립 목적과 목표

정재홍 교수 | 입력 : 2021/01/16 [15:26]

▲ 정재홍 논설위원

   
2. 국립스포츠문화예술대학교 설립 목적과 목표


  1. 이루고자 하는 근성을 가져봅시다.

 

  가) 충청도의 머리글자 충이 어느 곳일까요? 맞습니다. 忠州(충주)입니다.
  충청도 기질하면 어느 고장을 떠올릴까요? 忠州(충주)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이란 말을 쓴다. 어느 고장에서 나온 말일까? 「이래도 흥, 저래도 흥」,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다 」 .


  꽤 오래전의 일이다. 그 옛날 너무나 유명했다는 뱃길의 시발점 목계. 이곳은 육로가 활성화된 뒤 잊혀져가던 길목이었다. 교통량이 늘어나면서 낡고 좁은 교량을 넓고 편리한 교량으로 대체하는 공사가 추진됐다. 당시 충주에서 자조적으로 나온 말은 ‘선거 한 번 할 때마다 다릿발이 하나 올라간다.’였다. 선거철이 되면 국가 예산이 배정됐다며 다릿발 하나 올리고, 몇 년을 기다렸다가 또 다릿발이 하나 올라간다. 십수 년이 걸리면서 표나 끌어모으는 방편으로 치부돼왔다. 실제로 당시 모 정치인은 그걸 자신의 업적이라고 내세우며 필자와 언쟁을 높였던 일이 있다.


  충주에서 주덕까지의 도로확포장 공사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사업 중 하나다. 그 공사 구간의 길이는 12Km, 공사 기간도 12년. 그 오랜 세월을 불편하게 다녔을 충주시민이었지만 왜 공사가 늦어지는지.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건지 궁금해한 시민이 없었다는 기억이다.


  서울과 충주를 잇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났다. 전국적인 고속도로망을 형성함에 따라 그냥 한 줄 그었을 뿐이라는 느낌이었다. 다른 지역들은 정부의 발표대로 고속도로공사가 착착 진행되는데도 충주 쪽은 누구 하나 입도 떼지 않고 조용했다. 시민들이 나서서 내륙고속도로의 나들목이 날 것으로 발표된 12개 지역의 대표들과 수안보에 모였다. 고속도로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회의를 열고, 시민들의 서명 작업도 추진했다. 여기에 돌아온 당시 정치인들의 말은 급할 게 없다는 거다. 고속도로보다는 주덕에서 장호원으로 연결하는 산업도로가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통행료를 내지 않고 아무 곳에서나 들어가고 나갈 수 있으니 더 편리하다는 거다.


  여러분은 서울로, 부산으로 다닐 일이 있으면 산업도로로 주로 통행하십니까? 아니면 고속도로로 통행하십니까?


  나) 이제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말을 없애버리자. 삼국이 번갈아가며 차지하니 이쪽 뜻에 맞춰 살고, 저쪽 뜻에 맞춰 살던 우리 선조들을 어여쁘게 여기되 우리는 이제 줏대를 가지고 살아봐야 되겠다. 수백 년, 수천 년 이리저리 휩쓸려 살아온 습성이었다지만 이제는 바뀔 때도 되지 않았을까?


  조그마한 일이라도 이웃이 함께 뜻을 맞추고, 온 시민이 함께하면 못 이룰 일이 없을 것이다. 「너와 내가 모여 우리가 되고, 우리의 뜻이 한데 뭉쳐질 때 태산이라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2. 충주를, 제천을 세계적인 스포츠문화예술도시로

 

  가) 누군가의 주장만으로 도시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이 찬동하고, 그 시대 모든 시민들이 호응을 해도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적합한 환경을 가졌다 해도 여러 사람의 뜻과 힘이 모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길을 가려 한다.


  충주는 농업 이외의 마땅한 산업이 없었다. 그나마 역사 속의 산업을 들 수 있다면 제철산업이 아닐까 한다. 삼한시대부터 철을 생산하고 가공하면서 당시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했다. 369년 백제 근초고왕이 칠지도를 만들어 왜왕 지(旨)에게 하사했으며, 그 산지가 충주라는 일본서기의 기록이 있다. 최근에 발표된 충주 금릉동유적발굴조사보고서에는 환두대도(換頭大刀)를 비롯해서 말 모양의 대구(帶鉤,버클), 철모, 철촉 등의 철제 무기류가 대량으로 나와 강력한 무사집단의 지배권력층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했다.


  지금도 도시의 지하 근저에는 다량의 철광석이 매장돼 있다는 설이 있고, 창동리와 금곡, 달천, 금릉동철산은 1970년대까지도 생산을 이어왔다. 일제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온 동양활석이 그나마 자원으로서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여겨질 뿐이다.


  나) 충주비료공장이 우리나라 중화학공업의 선구자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남한강을 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화학공업시설이 바다를 찾아 해안으로 모두 옮겨간 뒤 새한미디어에 이어 코스모신소재가 그 공백을 이어왔다. 이후 곳곳에 공단이 조성되면서 산업시설이 러시를 이루고 있으나 지역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시민들은 충실히 실감하고 있을까?


  이에 우리는 굴뚝 없는 산업으로서의 대학설립 또는 유치를 주장한다. 물론 지금도 국립한국교통대가 있고, 건국대 글로컬캠퍼스가 있다. 우리는 여기서 더 나가 충주만의 특색을 살리고,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융화될 수 있는 대학을 원한다. 대학의 학문과 기능연마가 곧 시민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산업이 되고, 지역의 활력을 불어넣는 모티브가 돼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대학은 생활에 밀접한 문화와 예술과 스포츠 부문에 맞추자는 것이다. 대학의 일상적 교육 활동이 시가지로 나와야 하고, 공연과 전시회, 경기 및 경연이 항상 시민과 함께 이루어지도록 한다. 살아있는 교육을 겸해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문화예술의 거리이며, 경기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다) 교수, 학생을 포함한 대학 내 구성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르도록 함으로써 명실공히 국제적인 교육의 장이 되게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기본원칙을 정해야 한다. 특히 문화예술이나 스포츠 분야는 국가를 따질 수 없을 만큼 경계가 없다. 민족적, 지리적인 차이는 있을지언정 학문적, 예술적, 기능적인 차이는 세계화가 정답이라고 보는 것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인종, 다양한 문화, 다양한 기술이 복합적으로 융합될 때 그 상승효과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대학의 구성원이 내국인과 외국인에서 절반씩 차지한다면, 방문하는 외국인도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 공연을 관람하거나 경기에 참가하는 외국인들이 시가지에 넘쳐나게 된다.


  라) 충주시가지를 모두 문화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간다. 문화 활동과 예술 공연, 각종 전시회는 시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시가지로 흘러나오는 인파는 조용하던 도시를 점차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변모하게 만든다. 자연히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이 상승하게 된다.


  스포츠경기나 대회가 연중 펼쳐지도록 한다. 경기는 대학 내에서 펼쳐지기도 하고, 시가지로 나오기도 한다. 충주호반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스포츠 관련 대학가와 레포츠시설은 조용하던 호반의 분위기를 서서히 바꿔놓을 것이다. 각종 경기가 호반의 경기장시설에서, 또는 호수의 수면 위에서 펼쳐진다. 학문으로서의 스포츠와 인문사회를 형성하는 스포츠맨십으로서의 국민의식이 상승된다. 충주에서 제천으로 이어지는 호반을 스포츠와 레포츠의 천국으로 만든다.

 

  3. 이상은 높게, 꿈은 크게

 

  가) 앞으로 10년을 준비 기간으로 정하고, 시민의 뜻을 한데 모으는 여러 활동을 전개한다.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관련 기관,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국민적 호응을 얻어서 대학을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설계는 100년, 1,000년을 이어가며 스포츠문화예술의 메카를 완성하는 과제가 돼야 한다.


  대학은 단순히 학문을 연구하는 도장으로서의 기능만 가지는 것이 아니다. 그 영역을 넘어서서 시민과 동화되도록 한다. 문화예술의 특성을 한껏 살려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요, 경연장이며, 전시공간이 되게 한다. 이를 위해 충주시가지를 포함해서 대학시설과 훈련장, 공연장, 관광시설을 망라한 마스터플랜을 구성한다. 그 권역은 충주시와 제천시, 음성군, 괴산군 지역까지 확대한다. 이들 자치단체와 정치권이 모두 뜻을 모은다. 그 중심에 국립스포츠문화예술대학교가 있다.


  나) 레포츠와 스포츠 관련 학과는 경관이 수려한 충주호반에 유치한다. 시민들과 수시로 호흡할 수 있는 분야이다, 대학의 평상활동과 방학 기간을 활용한 경기유치로 연중 활동이 가능하게 한다. 전국에서 또는 세계에서 우리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유동인구의 90% 이상 되게 한다.


  산업시설의 유입으로 인한 인구 유동은 업무와 관련된 소수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포츠와 공연은 많은 사람이 왕래하게 된다. 연중 불경기 없는 도시로 만들어 간다.


  다) 최근에는 대학들이 교수와 학생의 협업으로 벤처기업을 만들고, 사업성을 가미한 이벤트를 통해 수익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학문적 기반을 가지고 추진하는 수익사업이 어느 한 부문에 치우치다 보면 대중성을 갖추기 어렵다. 돌아오는 리스크도 커서 성공한 사례를 찾아보기가 흔치 않다. 여기에 비해 스포츠와 문화 예술부문은 극히 시민 친화적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대학의 배치에 있어 문화예술 부문을 충주에, 스포츠관광 부문은 충주호반을 연계한 제천에 둔다면 상호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이다. 관련해서 충주-한수-수산-청풍-금성-동량으로 이어지는 충주호권 순환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접근성과 편의성을 최대한 살리고, 주변 지역민의 소득과 연결 짓는다. 행정의 절차적 어려움을 과감하게 제거해야 한다.


  이에 우리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를 꿈꾸며, 충주를 국제문화예술도시로, 제천을 국제스포츠관광도시로 성장시켜 전체를 국제관광도시권역으로 발돋움시킬 것을 제언한다. *

 

정재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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