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감정의 자유

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 기사입력 2015/04/01 [07:52]

위험한 감정의 자유

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 입력 : 2015/04/0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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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범죄사건을 뉴스로 접하는 것에 국민들도 면역이 생기는 것 같다. 듣기 편하다는 말이 아니다. 하도 들으니 또? 하고 혀를 차고는 한두 번 듣던 얘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선택과 무관하게 상황에 적응하는 프로그램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충동조절장애 (impulse control disorders 衝動調節障碍. 본능적인 욕구가 지나치게 강하거나 자기방어 기능이 약해져서 생기는 정신장애) 현대인들 대다수는 이 부분에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24시간 어디서든 언제든지 열려 있는 엄청난 자유를 누린다. 평범한 사람을 순식간에 영웅으로 만들기도 하고 영웅을 순식간에 매장시키기도 한다. 비공개라는 공간까지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이 자유를 제공한다. 우리가 이미 민주주의를 경험했듯이 자유는 너무나 좋고 행복한 일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방종(放縱)을 부른다. 때로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잘 안다고 해도 방종하지 않고 살기가 힘든 이유는 자기 마음의 움직임에 무방비하기 때문이다. 감정 조절!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감정은 무형의 것이고 수시로 그 모습을 달리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방법을 선택해야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 감정은 화염병과 같다. 있는 듯 없는 듯 있다가도 순식간에 폭발하는 것이 감정이다. 한번 폭발하면 조절하기 힘든 것이 감정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의 감정이던 다 마찬가지다.


사랑의 감정, 미움의 감정, 울분의 감정, 파괴의 감정, 개혁의 감정, 때로는 자포자기의 감정, 굴복의 감정, 자기비하의 감정 등이 그것이다. 감정을 다스리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일어나는 감정을 포기하면 안 된다. 그 감정을 사랑하고 애정 어린 눈으로 잘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 왜 이런 감정이 일어났는지. 감정이 갖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객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면 답은 생각보다 쉽게 얻어 진다. 그 감정을 버릴 것인지, 그냥 둘 것인지 선택만 하면 된다. 선택한 다음에는 수용해야 한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그 감정을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감정이 좀 누그러졌을 때 비로소 이 작업이 가능할 것이다. 이것이 감정을 다스리는 훈련이다.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수용되지 못한 감정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거절당한 반복적인 감정은 내제 된다. 자신을 억누르던 힘의 존재가 없어져 자유가 주어지는 순간에 정신없이 튀어 나온다. 억눌린 감정이 힘을 얻는 순간이다. 자신도 생각 없이 튀어나오는 감정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정지하거나 조절하지 못한다. 조절하는 방법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의 감정에 자신이 끌려 다니는 것이다. 이 사람은 자동적으로 외톨이가 된다. 따돌림 당하고 이해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의 감정만 키운다. 골방에 혼자 앉아서!


자신의 의도를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아주 많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훈련되지 않으면 매우 어렵다. 그 감정이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억눌린 형태에 있다면 그 중압감이 더욱 심하다. 그래서 반사적으로 더욱 자극적이고 강한 형태의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폭력으로, 무력으로. 그만큼 자신의 감정이 힘드니 알아 달라는 울부짖음이다. 악은 악을 부른다. 억누르고 제압하면 할수록 더욱 강한 기세로 그 상황에서 뛰쳐나오고 싶은 것이 본능이다. 무조건 안 돼!가 아니라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내면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평안을 가장한 고요에 속으면 안 된다. 잠자는 분노의 감정을 읽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고요함의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폭풍전야의 고요가 아닌 평안함의 감정이 절실하다.

오미경 충북분석심리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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