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복과 국민고통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0/10/28 [08:01]

국민행복과 국민고통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0/10/28 [08:01]

▲     ©한국시사저널

 
 정치란 무엇인가? 정치가 지향하는 길은 어디인가? 정치가 표방하는 국민이란 무엇인가? 국민이 선출한 정치권력은 무소불위의 전권을 행사해도 되는 것인가? 여당은 무엇이며 야당은 무엇인가? 진보와 보수는 국민들에게 무슨 의미인가? 누가 국민들을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으로 갈라놓았는가? 정치보복은 무엇이며 그 악순환의 고리는 끊을 수 없는 것인가? 우리에게 대통령은 무엇이며 국회의원은 무엇인가?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가? 언론은 무엇인가? 왜 언론이 정도를 걷지 않고 권력의 눈치를 보는가? 그래서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지금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 국민의 참된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법과 질서는 바로 서고 있는 나라인가 아니면 권력이 법위에 존재하는 나라인가? 경제는 문제가 없으며 국민들의 생활을 나아지고 있는가? 지금은 난세인가 태평성대인가? 정치는 바로 가고 있는가? 아니면 갈지(之)자인가? 국민을 위한 권력인가 군림하는 권력인가? 마이웨이, 마이동풍인가? 국민들은 왜 길거리에 나서서 목청을 높이는가? 왜 우리는 늘 대립과 반목의 역사를 거듭하고 있는가? 오늘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며 던지는 무수한 질문이다. 이보다 더 많다. 감동적인 사회 모습이 사라진지 오래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 당시의 국민적 단합과 위대한 열정, 그 감동은 어디로 갔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설상가상으로 요즘 대한민국 사회는 코로나19에서부터 역대 최장의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곳곳이 초토화되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사태는 모든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잠잠해지나 싶으면 엉뚱한 곳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온통 벌집을 쑤셔 놓은 듯 난리가 아니다. 요즘은 서울 경기지역이 그렇다. 마치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듯하다. 언제 어디에서 코로나19가 집단으로 번져나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방역당국은 조심하라고 할 뿐이다. 초반 긴장감에 비해 많이 느슨해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식당이나 다중집합장소에서 아무렇지 않은 듯이 밀집하여 아직도 평소처럼 시끌벅적한 것을 보면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이태원클럽 같은 집단 감염사태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청정국가라며 교만을 떨던 베트남이 요즘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난리가 아니다. 이런 허풍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역지사지의 마음이 부족한 탓으로 비호감국가로 전락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다. 아직 큰 소리 칠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진행형이다. 대구 경북의 초기 사태를 결코 잊어서는 코로나 난국을 헤쳐가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돌이켜 보건데 코로나19 사태는 분명 빗장을 걸어 잠그지 않고 해외유입을 막지 않은 탓에도 기인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누가 뭐래도 코로나19의 바이러스는 중국에서 발원하고 그곳에서 들어왔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의 국민고통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라는 논리를 떠나서 그렇다. 나라마다 대한민국 사람의 입국을 차단했다. 분명 해당국의 위정자들이 내린 결단이다. 물론 다른 나라들의 이런 조치는 우선적으로 자국민 보호를 전제로 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빗장을 열고 코로라19 해외유입자들 마저 받아들였다. 그동안 아이러니하게도 국민고통의 산물로 k방역을 자랑하는 나라가 되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어리석음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여기에 사상 최장의 장마에다 기록적인 폭우마저 쏟아져 전국에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피해규모와 지역이 전국적으로 엄청나다. 산사태와 침수지역 등 그야말로 곳곳이 쑥대밭이 되었다. 농경지침수와 주택침수, 산사태매몰지역에 이르기까지 피해가 극심하다. 인명피해와 시설피해 등도 그렇다. 폭우로 침수지역이 부산, 광주, 대전, 전주 등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산사태피해도 컸다. 올여름 집중호우로 발생한 산사태는 모두 1,548건(627㏊), 피해액은 993억3,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일부터 전국을 강타한 폭우로 사망자는 36명에 달하고 2만6000여건의 시설 피해가 발생했다. 시설피해는 지난 1일 이후 2만6,182건이 접수되었다. 공공시설은 1만1,108건, 사유시설은 1만5,074건으로 나타났다. 도로·교량 5,284건, 하천 1,223건, 저수지·배수로 606건, 주택 6,505건, 비닐하우스 5,832건, 축사·창고 등 2,737건 농경지 2만7,932ha 등이 피해를 입었다. 전국 11개 시·도 4,587세대 8,00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중 1,442세대 2,716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7일 호우피해가 심각한 중부지방 7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한 데 이어 지난 7~8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남부지방 11개 시·군을 추가로 선포했다. 하지만 금산지역 등은 아직도 미뤄지고 있다. 전국에서 아우성이다. 농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피해사각지대가 없는지 살펴보아야할 대목이다.


 부동산 대책을 놓고도 전국이 난리가 아니다. 한마디로 호떡집에 불이 난 격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의 후폭풍이다. 과연 얼마나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에 기여할지는 세월이 말해 줄 것이다. 정치권에서조차 2주택 이상자들에게 집 한 채씩만 갖도록 하고 있는데 가만히 보면 집을 몇 채씩 소유한 공직자 부자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도 부동산 안정화대책을 거론하며 이율배반의 목소리를 높여 왔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반감도 만만치 않다. 부랴부랴 매각에 나서는 것을 보면 더욱 모양새가  좋지 않다. 집 없는 서민들이 너무나 많은 현실에서 괴리감마저 들게 하고 있다. 임대차3법으로 서민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게 될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법은 있지만 법망을 벗어나는 편법과 변칙들이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도 매우 크다. 후폭풍으로 반전세 현상이 가속화되고 전세매물이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서울 아파트값이 터무니없이 올라가는 현상도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세종 등지는 아직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는 거래도 없이 값만 올라가는 현상이다. 이는 참으로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해당지역에 집 없는 서민들은 한숨과 걱정만 늘고 있다.


 코로나에 기록적인 폭우, 아파트값 폭등에다 경제난까지 겹쳐진 상황에서 ”과연 국민들이 행복한 세월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누군가에 묻고 싶다. 여기에다 늘 반목과 대립이 끊이질 않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비판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등이 가려운데 발바닥 긁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치인들이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행복을 지켜야 하는 정치가 국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으니 과연 정상성을 갖춘 나라의 모습인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이다. 국민행복은커녕 고통만이라도 줄여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정치와 권력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국민들이 어둠의 긴 터널에서 고통을 겪어야 하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선거철에 난무하던 그 화려한 장밋빛 공약들은 다 어디로 가고 살벌한 사회분위기에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허망한 모습들만 보이는지 참으로 모를 일이다. 요즘 국민들의 스트레스지수는 날로 높아만 가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무슨 잘못과 죄를 그렇게 많이 지었기에 그 어느 때보다 국민고통이 극심한 시대에 살아가야 하는지 자못 궁금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들이 지금 무엇을 원하는지 나라를 어디로 이끌어야 하는지 정치권과 권력자들은 진정으로 깊이 냉철하게 성찰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국민행복은 주지 못하더라도 고통을 배가시키지 말아야하기 때문이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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