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의 교훈

김헌태 논설고문 | 기사입력 2020/08/24 [12:24]

코로나19 재확산의 교훈

김헌태 논설고문 | 입력 : 2020/08/24 [12:24]

  © 한국시사저널

 코로나19 재확산의 공포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어 전국적으로 17개 시도를 모두 강타하여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들어갔다. 전국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되었다. 이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진자들이 급증함에 따른 것이다. 하루 신규 확진자 추이는 보면 지난 14일부터 103명을 시작으로 166명, 279명,197명, 246명, 297명, 288명, 324명, 332명(3월8일 이후 최다 발생수)을 기록하며 9일간 세 자리수를 이어갔다. 9일간 무려 2,232명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틀연속 300명대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17개 광역시도 전역에서 환자가 나왔다. 한마디로 비상사태이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확진자가 796명, 경기용인의 우리제일교회174명, 인천의 열매맺는 교회17명, 여의도 순복음교회 28명 등 교회감염확산세도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들도 전국적으로 104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밖에도 극단과 바캉스모임, 지하철역, 경찰청, 법원, 심지어 의료기관 등에 까지 침투하고 있다. 연휴기간에 부산 등 전국 주요 해수욕장에 엄청난 인파가 몰려 이 역시도 향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해외유입 확진자들도 꾸준히 확인되고 있다. 더욱이 요즘의 전파는 무증상감염이라는 소리 없는 ‘깜깜이 감염’이 전체 20.2%나 차지하며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재확산의 공포가 더해가고 있다. 광화문 집회 발 감염확산이 우려되면서 정부의 강경방침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지금의 확산속도는 그동안 자랑하던 k방역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전 세계 팬데믹 상황에서 전 인류가 겪고 있는 희대의 코로나19 사태의 고통을 누가 가볍게 치부할 수 있는지를 냉철하게 짚어보아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무려 2,280만 명을 넘어섰다. 다음 달 초가 되면 3,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세계적으로 80만 명 가까이 사망자가 발생했고 우리나라도 309명이나 된다. 570만 명의 감염자에 18만 명가량이 사망한 미국은 지금 비상사태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전 세계를 혼돈으로 몰아넣은 발원지 중국은 얄밉게도 확진자 0명이라는 발표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책임추궁과 피해보상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청정국가라고 대한민국 비행기를 되돌려 보내며 교만 떨던 베트남도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제에 치명타를 입고 있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배신감과 밉상을 자초했다. 전 세계 모든 일상이 비상사태인데 코로나19를 가볍게 치부하며 만용을 부린다면 이는 국가나 개인이나 치명적인 결과를 자초할 뿐이다. 이런 교만과 허풍 사례는 일본에서도 보고 베트남에서도 보고 곳곳에서 보게 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코로나19 사태는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형이기 때문에 방심은 금물이라는 사실이 강조되어 왔다. 장기간 피로감에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칫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식당과 카페, 예식장, 종교시설, 재래시장, 관광지, 해수욕장, 대중교통에 이르기까지 위험천만한 사각지대가 한두 곳이 아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느슨한 대처와 위험천만한 방역구멍들이 곳곳에서 노출되어 왔다. 심지어 정부조차도 위축된 국내경제를 살린다며 1,700억 원이라는 막대한 할인쿠폰까지 발행하다가 부랴부랴 중단했다.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시설, 외식, 농수산물 분야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쿠폰이다. 방역측면에서는 결과론적으로 이것도 앞뒤가 맞지 않았다. 집단감염 전국 확산시기에 맞물려 있다. 한마디로 헛발을 내딛은 것이다. 남의 탓만 할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차제에 감염된 해외유입자들을 아직도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정부의 대처도 과연 올바른 것인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질병을 차단하는 것이 방역이라고 한다면 해외로부터 감염자를 받아들이는 것도 방역에 역행하는 처사가 아닌가 하는 지적이 거세다. 이들이 어떤 변종바이러스를 갖고 입국하는지도 모르는데다 이를 통해 국민 감염위험을 더해지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요즘 말레이시아에 10배 이상의 감염력을 가진 변종발생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해외감염자의 국내 유입의 지속화는 정말 무엇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은 성급하게 k방역을 자랑하며 자화자찬을 할 때가 아니다. 프로야구 경기에서 자주 나오는 말인 “끝날 때 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툭하면 경제활동을 독려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풀어 뜨리고 프로야구 관중 입장 등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일을 정부가 해 왔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장기간의 피로감에 젖은 국민들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코로나19 사태를 보고 마치 마스크만 쓰고 다니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처럼 다닌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다시 ‘앗 뜨거워라’ 하고 난리가 아니지만 바로 이전 상황은 그래왔다. 물론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는 곳도 여전히 많다. 생활화되어가고 있음도 숨길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식당이나 카페 등 다중시설 곳곳에서 초기비상사태가 무색할 정도의 모습들을 보여 왔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마치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것인가 싶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는 누구의 탓인지를 논하기에 앞서 우리 공동체 모두가 자성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 정부도 나서 소비 진작을 위한다며 대체공휴일도 지정하며 외식도하고 영화도 가고 여행지도 가도록 독려하던 1,700억 규모의 쿠폰행정도 결국 재확산과 맞물려 있고 방역당국과의 엇박자행보가 되고 말았다. 결국 이도 하루 반 만에 종료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를 촌극이라고 평가절하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실내 50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면서 벌써부터 예식장과 예약자들이 난리가 아니다. 2단계 가지고도 이처럼 파장이 큰데 3단계로 가면 얼마나 더 하겠는가는 불문가지이다. 3단계의 경우는 더 강화되어 10인 이상 집합모임이 금지된다. 학교도 원격수업을 하던지 휴업을 해야 한다. 한마디로 필수적 사회경제활동 외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가 된다. 공공기관이나 필수인원 외 전원채택근무를 하게 된다. 한마디로 모든 것이 올스톱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식당이 제대로 되겠는가 사회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겠는가 생각해 보면 답이 금방 나온다. 3단계로 가면 피해가 매우 큰데 지금의 사태가 이런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른바 K방역이 구멍이 나고 공든 탑이 무너지는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리고 경제난은 더욱 극심해질 것은 자명하다. 모두가 반성해야 한다. 어쩌다가 K방역이라는 허풍에 물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적 재확산이라는 지경에 까지 처하게 됐는지 안타깝다. 그동안 헌신적으로 노력해왔던 의료진들과 보건소 등 방역일선 현장의 관계자들이 얼마나 허탈해 할 것인지도 미루어 알 수 있다. 벌써 업무과중을 하소연 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도 방역을 방해하는 자들을 구속해 엄단하겠다고 강경모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코로나 19 사태를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고 그 대처방안과 관련 국민들에게 올바른 메시지를 전달해 왔는지도 되돌아보며 성찰해야 한다. 위화감을 조성하지 말고 법대로 하면 된다. 지금의 사태는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지침은 물론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확산을 차단하고자 하는 뼈를 깎는 각고(刻苦)의 시간을 우리 사회 공동체 모두가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재확산 상황에 처해 있다. 철저히 막아야 한다.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올 때 까지 그렇다. 다시금 강조하거니와 코로나19 사태는 현재 진행형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리 모두에게 이런 뼈아픈 교훈과 경각심을 던져주고 있다.  

김헌태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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